이미 대다수 은행들이 부동산 신탁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가세도 잇따르고 있어 신탁사 설립이 최종 확정될 경우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 부동산신탁업 생존경쟁 본격화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업계 선두권인 다올부동산신탁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1월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다올부동산신탁사 지분 인수를 위해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맺고 지분과 인수대금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대주주 변경 승인이 완료되면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며 “대주주가 되려면 기존 15%를 보유한 것을 제외하고 35% 이상을 인수해야 하지만 승인허가가 아직 나지 않은만큼 지분과 매각대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부터 부동산 신탁 사업부문 진출을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조직구성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부터 부동산 신탁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나서면서 타 은행에서 부동산 신탁업무를 담당했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추이를 좀 더 살펴보기 위해 잠정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외 은행들은 기존 부서를 분사해 자회사의 독립 경영제체를 갖추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신탁회사는 KB금융 자회사인 KB부동산신탁를 비롯해 신한은행 자회사 신한아이타스, 외환은행 자회사 외환펀드서비스, SC제일은행 자회사 SC펀드서비스, 우리은행 부동산 신탁사업단 등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신탁사업부 내에 부동산신탁 부서를 분사하고 중소형 신탁회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워 우리금융의 독립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 새로운 상품으로 경쟁력 강화
은행권들의 부동산신탁사 진출바람은 대출을 포함한 부동산 펀드 등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개발신탁사가 부동산 경기 회복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대체로 토지신탁 등 리스크가 큰 사업보다는 담보신탁이나 관리, 운용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고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 경우 높은 수익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잇따른 시장 진출로 제살깍기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차별화 된 상품개발 및 특화 전략을 꾀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업계 중심으로 과열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굵직한 부동산 신탁 전업사들에 비해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후발주자들은 다소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지만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신탁 상품을 개발한다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