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 양사는 각각 11일과 14일에 이사회를 열고 하나카드의 유상증자 지분을 3자 배정 방식으로 SK텔레콤이 인수하는 내용의 안건을 승인했다. 총 증자대금은 4000억원이다.
유상증자 후 하나금융지주는 51%, SK텔레콤은 49%의 지분을 갖게 된다.
하나금융지주과 SK텔레콤는 내년 2분기 신개념 모바일 신용카드를 출시, 통신·금융 융합(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4일 이사회를 개최해 하나카드가 발행할 신주 5764만7058주를 4000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나카드는 앞으로 제 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SK텔레콤이 이 주식을 주당 6939원에 전량 매입한다. 유상증자 후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을 각각 51%, 49% 보유한 1, 2대 주주로서 하나카드를 공동 경영한다.
유상증자 절차는 내년 2월25일 마무리된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도 지난 11일 관련 안건을 승인했다.
양사는 또, 하나카드 공동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카드 이사수를 4대4 동수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유통 기업과의 제휴가 있을 경우 지분이 아닌 전략적 업무 형태로 제한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통신회사와 금융회사가 신용카드 사업을 협력하기 위해 지분을 공동소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업계 라이벌인 KT도 통신과 금융 컨버전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비씨카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이번 제휴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 뿐 아니라 통신업계 전반에까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T와 하나카드는 한장의 신용카드로 수백개 제휴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카드`(one card)를 출시할 예정이다. SKT는 기존 플라스틱 카드 사업 외에 신개념의 모바일 신용카드와 신용카드 서비스를 내년 2분기 선보일 계획이다.
정만원 SKT 사장은 "하나카드와의 협업은 모바일 신용카드 확산과 차세대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하나카드와의 우호적 파트너십 체제로 통신-금융 컨버전스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열 하나금융그룹 사장도 "SK텔레콤과 조인트 벤처 설립은 하나금융그룹의 카드사업 성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특화된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고 정교화된 카드 IT시스템 구축,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