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 및 재편을 장기간 진행해왔던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M&A 딜이 보다 풍성해질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특히 이번 M&A 시장 확대의 과정에서는 기업과 사모펀드(PEF)의 컨소시엄 등 다각적인 파이낸싱이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M&A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들어 M&A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큰 장이 설 것으로 기대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및 에너지업종의 M&A가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들은 대부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집중될 것이란 설명이다.
머저마켓(mergermarket)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부문별 M&A 건수 중 제조업 및 에너지 유틸리티 분야가 가장 건수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 부문은 277건의 M&A 건수로 규모는 205억달러 수준이었고, 에너지 부문에서는 204건, 547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 부문의 M&A 건수는 화학·에너지 관련 업종이 많았지만 규모 기준으로는 금융서비스 부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서비스 분야 M&A 건수는 178건으로 578억달러 수준이었다.
이날 머저마켓 김유경 한국사무소장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친 금융위기 후 올해 1분기에 422건으로 바닥을 친 이후 서서히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김석균 M&A실 팀장은 “그동안 경기침체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시각 차이가 커 구조조정이 활발하지 못했다”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내년부터는 구조조정의 여건이 지금보다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 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관심도 쏠렸다.
STX 이원형 이사는 “M&A 대상 기업과 기존 기업과의 시너지가 무엇이냐는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 중 하나”라며 “시너지가 없다면 인수 후에 부담이 경기변동에 따라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전선 문석록 경영전략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의 M&A에 대한 의욕과 수요는 많지만 최근 일부 기업들의 M&A 이후 힘든 사례를 많이 봐서 보수적인 시각이 많다”며 “이럴 때 아웃바운드 M&A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박성우 IB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일본 기업의 M&A가 활발했고,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 기업의 해외 M&A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과거 미국, 유럽 중심의 M&A가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PEF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형성해 해외기업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최근 추세를 전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노대래 차관보는 “지금이 해외 M&A의 적기라는 얘기에 일리가 있다”며 “정부도 기업의 글로벌 M&A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A시 어려움으로는 우선 자금조달 문제, 정보와 전문인력 부족, 소극적인 자세 등이 뒤따른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M&A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노 차관보는 이날 “일본, 중국 등의 활발한 M&A 추진이 우리나라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 에너지, 자원, 부품소재, 녹색기술 등의 부문에서 적극적인 M&A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