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펀드자금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이후 국내외 증시의 조정국면이 길어지면서 수익증권 판매 감소 등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성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깊다.
◇ 제도변화 수익개선에 긍정적 = 무엇보다 내년부터 펀드 수수료 상한선 규제와 공모펀드 거래세 면제 폐지 등이 예정돼 있어 수익감소가 우려된다.
그러나 거래소 거래세 인하 및 펀드판매 이동제 등에 따른 수익증가 요인이 이같은 우려를 상쇄할 것이란 기대다.
4분기 둔화될 기업실적 우려와 경기회복 강도의 약화, 출구전략 실행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점진적인 경기회복 추세는 증시반등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금융연구원은 2010년 증권사는 국내 증시 호조와 경기 회복세로 성장세와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증권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상태지만 앞으로 주가상승을 기대한다면 증권주는 여전히 저가매수의 매력이 있다”며 “2010년 정책변화는 우호적인 시황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펀드수수료 상한제에 따라 증권사의 판매보수 수익은 1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공모펀드 거래세 폐지로 법인수수료 수익이 400~600억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한국거래소 거래세 인하에 따라 증권사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이 8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원 연구원은 “여기에 펀드 판매사 이동제는 증권사의 펀드시장 점유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펀드판매 보수 수익이 3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회복세를 반영해 증시가 상승한다면 이같은 주변환경의 변화로 증권사 수익성은 499억원에서 699억원 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변화에 따른 증권사들의 2010년 세전이익 상승폭은 키움증권(6.18%), 미래에셋증권(2.38%), 현대증권(1.23%), 삼성증권(1.11%) 순으로 예상했다.
그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성 개선이 클 것으로 보는 것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증권사의 매매회전율이 높아 거래소 거래세 인하에 따른 수익개선 정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브로커리지 영역에서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경기회복에 따라 지점의 수익성이 높은 증권사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다만 정책변화에 따른 증권업계의 수익상승 폭은 국내 증권사 순영업수익의 2% 미만에 그쳐, 각 증권사의 성장성과 향후 증시상황을 보다 세심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증권사 CMA성장 난항 = 지급결제서비스 개시로 편의성이 보다 부각되고 있지만 CMA 부문의 순항은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다.
“성장발판이 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판단”이라며 “은행 고금리 월급통장과의 경쟁에서 신규 고객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의 고금리 월급통장은 5%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어 금리에 따른 유인이 크지 않고, 지점 네트워크 망에서도 증권사는 은행에 뒤지기 때문으로 꼽았다.
국내 대형증권사 5개사의 지점수가 600개에 못미치지만, 국내 4위 은행인 하나은행의 지점은 608개에 달한다.
원 연구원은 “일본에서 저비용 고효율을 내세운 온라인뱅킹이 지점이 없어 사업이 크게 위축된 사례를 보면, 온라인 서비스 증가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점업무를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지급결제 서비스도 접근성이 중요한데, 비슷한 서비스와 혜택이라면 고객은 가까운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CMA의 주고객으로 젊은 소액투자자가 많은 점도 성장지속에 장애물이다.
그는 “CMA통장을 주 월급통장 및 신용카드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보유는 5개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