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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율협상권은 나중 문제…일단 시작해야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0-28 22:11

한국금융자산관리협회 이치호 회장

요율협상권은 나중 문제…일단 시작해야
보험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을 두고 은행과 보험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편에선 개정안의 또 다른 조항 때문에 GA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GA업계의 미래가 달린 ‘판매전문회사제도안’이 존폐의 기로에 놓인 탓이다.

지난해 정부가 초안을 작성해서 국회로 넘어간 보험업법 개정안에는 GA와 같은 보험대리점들에게 보험요율협상권과 펀드 등의 금융상품 판매권한을 부여해 이른바 ‘금융백화점’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로드맵이 담겨있다. 그러나 현재 이 조항은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한 채 사장될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 GA업계의 주장이다.

지난 27일 만난 이치호 한국금융자산관리협회 회장(에셋마스터 대표)은 “보험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보험대리점에게 요율 협상권이 주어지면 우량고객에겐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뿐 아니라, 지금까지 위험등급이 높아 보험가입이 원천 차단됐던 소비자들도 보험료 차등화를 통해 가입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대다수 GA들이 영세한 규모인데다 효율이 나쁘고 ‘먹튀’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어 이들에게 요율협상권이나 금융상품판매를 열어주는 건 보험소비자들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이같은 반대가 보험업계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라 일부 대형사들의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GA에 요율협상권이 주어지면 전속 FP조직에 영업을 의존하고 있는 일부 대형사에서 조직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고, 요율협상 과정에서 보험사의 사업비 체계가 노출될 수 있어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GA들의 효율도 결코 낮지 않다며 “원한다면 유지율 등을 공개해서 보험사 평균과 GA의 수치를 비교해보자”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제기한 ‘먹튀’에 대해서는 “GA만이 아니라 보험사에서도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인데 보험사들은 대외 이미지 때문에 쉬쉬하면서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말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보험사들이 수수료체계를 바꾸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회장도 GA업계가 영세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이 상태에서 요율협상권 등을 풀어주면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꿀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GA들도 덩치를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한동안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미국처럼 홀딩컴퍼니(지주회사)를 인정한다면 이 또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겠지만, 정히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정부가 먼저 기준을 세워 시장 질서를 정화하고 나서 법을 시행해도 괜찮다는 반응이다.

이 회장은 최근 요율협상권이 문제라면 이마저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율협상권을 주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은 제도 시행 이후로 미루더라도 금융상품 판매권한만 먼저 부여해서 일단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판매전문회사제도’를 시행하는 것 자체가 GA업계엔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실 새로운 제도가 시작된다고 해서 이들에게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신용카드사 등 GA시장 진입을 노리는 대기업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A업계도 이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혼란기를 거쳐 대형GA, 보험사 전속GA, 대자본GA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GA업계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치 않다.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정부 실무자는 물론 중소형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들도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하는데 공식화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먹고사느라 바빠서 신경 못 썼다. 그러는 사이 여기까지 왔다.” 이 회장은 공청회라도 열어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현재 협회는 관련 자료를 취합해서 국회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발송하는 등 정치권을 비롯한 보험사, 소비자단체 등을 다각도로 접촉하며 힘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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