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카드 부정거래 증가로 매입사 부담 가중
금감원, 내년 7월까지 100% 단말기 교체키로
금융감독 당국이 신용카드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추진한 IC카드 보급이 당초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작년 말 기준으로 IC카드 단말기의 보급률은 19%에 불과해 IC카드의 8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IC카드 ‘무용지물’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를 두고 카드업계는 무리한 일정과 과중한 비용부담을, 금융감독 당국은 업계의 의지 부족을 각각 이유로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 IC카드 전환정책 표류에 카드 사고만 급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발생한 신용카드 위·변조 건수는 총 164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1% 증가했다.
카드사들의 IC카드 전환율이 현재 80%를 넘어선 상황에서 카드 위·변조 건수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금융당국의 반쪽짜리 IC카드 전환정책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그간 카드업계에 IC카드 전환을 독려해왔다.
카드 복제가 용이한 마그네틱카드와 달리 IC카드의 경우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위·변조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업계는 올 연말까지 발급된 모든 카드를 IC카드로 전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IC카드 전환만으론 카드 위·변조를 방지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한다. IC카드 전용 결제 단말기 보급률이 IC카드 전환율을 크게 밑돌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카드 가맹점에 설치된 180만개 결제 단말기 중 IC카드용 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인 34만대 밖에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국내 카드사가 부담한 부정거래 금융액도 2007년 1만9991달러였던 것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올해 8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표 참조〉
게다가 카드사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IC카드를 발급했으나 신용카드 거래를 중개해주고 전산수수료를 받는 밴(VAN)사들이 단말기 보급에 소극적이어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규모가 영세한 밴사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대당 15만~20만원에 달하는 IC카드 단말기를 100만개가 넘는 가맹점에 모두 깔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 카드업계, “단말기 교체 서둘러야”
금융당국의 반쪽짜리 정책으로 IC카드 교체에 상당한 비용을 들인 카드사들은 불만이 상당하다.
카드사들은 장당 2000원~3000원 가량 제작비용이 드는 IC카드를 6000만장 이상 제작해 발급했다. IC카드 제작비용은 일반 마그네틱 카드(150~250원)의 최대 20배에 달한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독려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으나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IC카드 단말기 보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여신금융업법에선 카드 위·변조 사고시 피해금액 전부를 카드사들이 보상하도록 하고 있어 업계의 보상 비용부담도 증가추세다.
일반적으로 단말기는 카드 가맹점이 구입하거나 가맹점 모집 대행사가 가맹점을 유치하면서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카드사와 같은 계열 기업에는 카드사가 단말기와 시스템을 설치 비용을 부담해주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기업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계열사의 단말기 보급은 카드사들이 제공한다”면서 “롯데 백화점 등 롯데 그룹 전체에 단말기를 설치할 때 이 비용을 롯데카드가 부담했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지만 IC카드 전환에 대한 지도 지침을 내린 금융감독당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감독서비스총괄국 김인석 부국장은 “자율적 유예기간을 줬던 만큼 이제는 MS카드 사용을 중단시키는 등의 정책을 수립해 단말기 보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2010년 7월까지 100% 단말기 교체 의무화가 결정된 만큼 지금부터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VAN사들에게 다행인 점은 IC 카드 단말기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는 점이다. 한 VAN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MS단말기와 IC단말기 가격차가 7만원 이상 벌어졌지만 이제는 3만원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전했다.
< 해외카드 부정거래 따른 카드사 부담금 추이 >
(단위 : US$)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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