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은 최근 노사 임금협상을 실시하면서 핵심논의사항 중 하나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보 노조측이 정년연장을 요구하자 회사측에서 임금피크제를 통한 연장을 제시했으며, 이에 따라 현재 정년인 55세 이후 58세까지 3년간 매년 임금을 일정부분씩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은 보장하는 제도로, 임금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중고령 장기근속자들이 계속 근무를 원할 경우 연차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일정수준을 유지하도록 급여체계를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IMF이후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고령자 위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한창 지출이 많은 40대 중반에 퇴직하는 근로자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자 도입이 검토되기 시작해 각 정부산하기관에서 먼저 도입됐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이 가장 활성화되어 산업·기업·우리·광주은행 등이 실시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정년이후 2년여를 늘려 급여는 줄이고 60여세까지 보장해 정년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LIG손보 노조 관계자는 “임금동결이 거의 확정된데다 사측이 주장하는 성과급제 확대도 검토되고 있는 만큼, 노조가 요구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도 수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보험개발원 한 곳이며 지난 2005년 노사협의을 통해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정년인 55세를 기준으로 52세부터 4년간 매년 10%씩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즉 52세에는 기존임금의 80%를 받으며, 53세에는 70%, 54세에 60%, 55세에는 50%를 받는 형식이다.
즉 정년연장이 목적인 LIG손보 노조의 추진내용과는 달리 정년은 늘지 않고 임금만 줄어드는 방식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협상당시 예산이 빡빡해 사측에 유리하게 정해졌다”며 “직원들도 어차피 구조조정 실시 등으로 정년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위기의 여파로 최근 보험사마다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임금피크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정년이 보장되겠냐는 반응이다. 하물며 정년연장은 먼 나라 얘기라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제도 도입이 빠르지만 보험권의 경우 회사측에서 달가워하지 않을뿐더러, 직원들도 제도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입장이라 임금피크제가 활성화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