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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전망은 조정의 빌미”

배동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6-24 21:13

선진국 부진에 이머징마켓 탈동조화 가능성
빠른 회복 어려워도 중간 반락에 제한될 듯

상반기 세계 증시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향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우려의 핵심에는 이번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미국 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 美경기 재악화 가능성 = 최근 제기되는 있는 비관론의 배경에는 금융시장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소비부문에 대한 암운을 쉽게 벗어날 수 없어 장기적인 불황으로 갈 것이라는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

올들어 세계 각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 완화 등으로 불안정한 금융시장의 안정과 침체된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그 영향으로 점차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평가와 함께 이머징마켓들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의 급등과 시중금리 상승 추세도 경기회복의 징후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하반기 들면서 정책적인 효과가 약화되고, 안전자산 선호와 가계 부실에 따른 소비시장 위축 등이 악재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대 루비니 교수가 “미국 실업률이 11%에 달할 것”이라며 “더블딥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글로벌 증시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인다”는 언급으로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던 그는 “유가 및 금리 상승 등이 경기회복을 억누를 것”이라며 “W자형 더블딥의 위험도 있다”고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조만간 각각 실업률 11, 10%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기업들의 이익 역시 제품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낙관적 전망이 어렵다는 분석으로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들도 계속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세계은행(WB)도 지난 23일 세계경제성장률을 기존 -1.7%에서 -2.9%로 하향조정하면서 우려는 심화됐다.

세계은행은 무역 감소율을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그 규모를 6.1%에서 9.7%로 크게 조정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에 비하면 반대되는 분석이었다. 이에 국내 증시 뿐만 아니라 전세계 주요 증시들이 각각 3~4%대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 예견된 악재 길지 않을 것 =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됐던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지루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들에서 증시의 랠리가 끝났다는 평가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최근 줄곧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지난주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하락 반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 등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실적 추정치가 상향조정되는 구간에서 코스피가 하락하게 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은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또 지수하락이 기관투자자의 매매형태를 변화시키는 시발점으로 꼬인 수급을 풀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춤거리고 있는 코스피는 중간 반락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도 “시장이 어느 정도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었던 만큼 세계은행의 조치는 큰 악재로 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도 “이번 WB의 하향조정은 기존 전망치의 비현실적 수치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곽 연구원은 이어 “오히려 선진국의 더딘 경기회복과 이에 대비되는 신흥국의 빠른 회복세 등 경기회복 탈동조화의 재현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김진성 연구원은 “세계은행의 전망은 핑계거리가 없었던 시장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세계 경기가 높은 성장률은 아니더라도 여러 지표가 반등할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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