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넉달째 동결했고, 쿼드러플위칭데이를 무사히 넘기는 등 대형 금융이벤트 재료들이 소멸된 가운데 2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전날보다 9.20포인트(0.64%) 상승하며 1428.59로 마감됐다. 올들어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은 이달 2일 기록했던 1437.76이다.
◇단기상승 가능 전망 =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해 증권사들은 다소 온도차이가 나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 1500선까지 상승을 점치는 견해다.
이같은 예상의 배경에는 최근 주춤했던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확연히 이어지고 있고, 미국 소비시장의 회복 징후, 업종별 2분기 실적에 대한 예상 외의 기대감 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분기 마무리를 앞두고 6월 중순 이후 기관의 윈도우드레싱(보유종목 종가관리를 통해 펀드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쿼드러플위칭데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외국인들의 지지로 흡수됐으며, 차익거래잔고 역시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시각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4월 이후 9조5000억원 가량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뉴욕 증시 또한 소매판매 지표와 소비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포착되면서 횡보장을 벗어나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 및 달러 약세에 따라 브릭스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 의지를 밝혔지만 일본이 지속적으로 미 국채에 대한 매입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출한 것도 뉴욕증시에 부담을 덜고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닛케이지수가 1만선를 상향 돌파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IPO 물량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조만간 3000선에 대한 돌파 시도를 할 것”이라며 “아시아 주변국의 추세적인 움직임도 국내 증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한국 EPS전망치의 지속적인 상향 조정으로 전세계에서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보다 펀더멘털 메리트 부각으로 주가 상승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 반등은 수요보다는 공급조절에 의해 나타났다는 점에서 반감된 측면이 있었으나 소매판매 증가로 수요 측면에서의 회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상승 등 글로벌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경기회복과 자산가격에 우호적인 중앙은행들의 시각이 유지된다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경기와 유동성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착에는 부담감 상존 = 앞서 실제로 금통위의 기준금리는 시장에서 압도적인 동결이 예상됐다. 반면 금통위 직후 이성태 한은총재의 발언에서 단기금리가 출렁이기도 했다.
이는 경기바닥 확인과 동시에 향후 유동성 환수 움직임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불안요인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국제유가의 흐름과 시중금리의 상승 역시 국내 증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황태연 연구원은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기는 어렵겠다”며 “경기기 바닥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불확실성 상존과 물가 역시 기저효과로 인해 긴축을 요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만일 유동성 흡수가 시행되더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안증권 순발행 등 미시적 대책이 선행될 것”이라면서도 “성장률 관리에 집중하던 스탠스 변화에 의미를 부여해 앞으로 본격적인 통화긴축의 시점은 국제유가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은의 경기상황 인식에 대한 발언이 예상보다 강했고, 시장금리는 이 점을 인식해 변동성 확대, 수익률 곡선의 가파른 변화, 듀레이션 축소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민상일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겠지만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급등에 따른 수급부담과 기업들 실적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 등으로 동력 자체가 강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