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금융감독원 경영정보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외환은행·한국씨티·SC제일 등 외국계은행 자산합계가 국내 시중은행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2월말 현재 22.16%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외국계 은행의 총자산은 238조7638억원으로 국내 시중은행 총자산(1077조4515억원)에 5분의 1을 넘어선 것이다.
외국계 은행은 최대주주가 외국인이고 외국인 이사수가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넘는 등 외국인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은행이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에서 외환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9%로 가장 높고 SC제일은행 7%, 씨티은행 5% 등 순이다.
외국계 은행의 국내 은행시장 점유율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제일은행이 뉴브리지캐피털에 인수된 1999년 6%를 차지한 뒤 한국씨티은행과 외환은행이 외국계로 분류되면서 2004년에는 23%에 달했다.
이후 2006년말 21.8%, 2007년말 20.6%로 비중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12월말에는 22.16%를 기록하면서 22%를 넘어섰다.
외국계은행의 예치금 및 대출금 기준(원화+외화) 시장 점유율은 현재 각각 37%, 16%를 기록했다.
예치금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19.4%를 차지했고 한국씨티 9.4%, SC제일은행 8%를 나타났다. 대출금 기준으로는 외환은행 7.8%, SC제일은행 5%, 씨티은행 3%를 차지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무역금융이나 외환수출입 부분에서의 선도적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자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도 “글로벌 기업의 강점을 살려 리테일뱅킹, 카드사업 등의 수요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계 은행의 비중이 높아질 경우 자금조달원의 다양화를 통해 자금공급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해외에서 발생한 위기에 전염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계 은행들의 국내 진출은 국내 은행들이 민영화된 영리기업으로서의 속성보다는 관치금융이라는 틀을 벗어나 선진금융기법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계 은행들은 대체적으로 자금운용 수단을 국내은행보다 폭넓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상황이 좋다면 국내외 자금조달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해외에서 발생한 위기에 전염될 가능성도 높아 잠재적 부작용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