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장이 마무리 되고, 대외 변수에 따라 외국인들이 지속적인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난주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서 금융불안과 경기침체의 도화선이 됐던 미국 경제의 회복 징후와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1400선 안착 이후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의 순매수세로 지난주 3영업일간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피지수는 8일에는 전날보다 11.05포인트(0.78%) 오른 1412.13으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연일 상승하며 517.83으로 마감됐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높아진 가격 밸류에이션 부담과 기관의 매도세 등이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5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33조원 순매도에 비하면 180도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에 대해 경기바닥 기대감과 금융시장의 최근 안정세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 국면에서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따라 증시가 반응하는 상관계수도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4월 말까지 증시의 매수 주체와 일별 코스피지수 동향과의 상관계수를 조사한 결과 외국인의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의 상관계수는 0.45였으며,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0.08, 개인은 -0.03, 기관은 -0.33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이나 기관의 매매패턴보다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 증시가 움직이는 정도가 민감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거나 혹은 순매수의 강도를 완화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상승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트레이드증권 민상일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 약화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실제로 시장에 반영되는 과정에 대한 우려도 아직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동양종금증권 원상필 연구원도 “주가가 펀더멘털 개선 속도를 앞지고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추세적 강세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01년의 IT 버블 붕괴이후 하락세로 일관하다가 저금리와 유동성,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 외국인 순매수에 따른 랠리의 흐름과 유사하다.
경기선행지수 또한 상승반전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반등한 점, 수출과 설비투자의 바닥권 형성 기대감 등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에는 2001년 9월부터 7개월간 90%의 상승률을 보였고, 이번 랠리는 지난 3월 이후 2개월간 37%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 연구원은 “그러나 시장의 경계와 비관론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추세반전은 아직 멀었다”며 “단기조정은 있을지언정 추세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