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외형확대 보다 기본원칙에 충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40121214393507fnimage_01.jpg&nmt=18)
외형늘리기식 과대경쟁 지양해
금융시장 불안정성 상당부분 해소
“외형확대보다는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뱅크의 차별화를 보여주겠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지난달 31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외형 늘리기에 편승하지 않고 자산 최적화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등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5월 한미은행장으로 취임한 하 행장은 지금까지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을 갖고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 행장은 “내실위주의 경영으로 외형성장은 더딜 수 있지만 한국씨티은행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뱅크의 차별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벌 네트워트 활용한 차별상품
그는 우선 신용카드사업의 국제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 행장은 “소비자금융에서는 세계 21개국으로 실시간 해외송금이 가능한 글로벌계좌이체(CGT) 서비스를 비롯해 152개국 92만 여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지 화폐로 편리하게 인출할 수 있는 국제현금카드(ICC) 등 글로벌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CC카드는 씨티은행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전세계 씨티은행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 인출이 가능하고 씨티원 예금에 가입하면 무료로 발급 받을 수 있다”며 “유학이나 해외근무로 외국에 나가 있는 경우 간편하게 돈을 찾아쓸 수 있고 건당 수수료도 1달러로 매우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하 행장은 “지난 2002년 지수연동예금도 처음 한국시장에 도입한 이래 매년 7000억~1조원의 지수연동예금을 판매하고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340여 투자상품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1억원 이상 예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전문 교육을 받은 전담 직원이 일대일 상담을 통해 ‘씨티골드(Citigold)’라는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정기적인 리뷰를 통해 자산 관리 상태를 점검해 준다”고 말했다.
특히 “5억원 이상 예치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카운셀러(PC)가 전담 직원과 함께 정기적으로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리뷰함으로써 고객의 자산 관리가 객관적으로 모니터링 및 관리되는 ‘씨티골드 셀렉트’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하 행장은 “고객들 입장에서는 불편하긴 하지만 씨티은행의 선진화된 글로벌 자금세탁방지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 리스크관리 크레딧, 위험선호도, 위험분석 등 고객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에 대해서도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 행장은 “외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에게 한도배정(크레딧라인)을 부여한 뒤 외국에서도 한국에서와 동일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연계해주고 있다”며 “한국씨티은행의 네트워크로 시중은행들이 가질 수 없는 부탁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신용여신 심사전략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기준에 글로벌 표준을 적용해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KYC (고객기초정보 우선), AML (자본세탁방지), A&S (적합성 및 위험고지) 등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며 “기업의 자산, 부채, 자본 등 정태적인 재무자료와 과거 실적 보다는 향후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 수익성 보다는 공적역할 기여
최근 외국계은행들이 수익중심의 이기적 경영을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하 행장은 “씨티은행은 지난 몇 년간 시장의 외형 늘리기 쏠림 현상에 편승하지 않고 자산 최적화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 결과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경비절감과 인력재배치 및 희망퇴직 시행 등 구조조정을 지속하며 미리 어려운 시기에 대처해 왔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씨티는 지난 1967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1970년대 석유파동시 2억불 차관을 제공해 국제금융의 위기 극복에 기여했고 90년대 외환 위기때에는 210억불 규모의 외채만기 연장을 성사시켜 한국의 외환위기극복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금융위기 때에도 한·미 중앙은행간 200억불 규모의 통화스왑 체결에 씨티가 막후에서 크게 기여했다”며 “국내 경제가 큰 고비를 맞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1978년 ‘숭례장’과 1998년 ‘흥인장’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및 기업고객들의 글로벌 금융파트너로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해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씨티은행은 기업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청소년을 위한 차세대교육 및 금융교육분야 발전을 위한 장기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내부 금융전문가들을 육성하고 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식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교육 및 차세대교육, 여성 및 다양성, 지역사회 및 기업인의 사업기반 발전, 환경 등 4개 영역에서 알차고 창의적인 사업을 집중 개발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한 매년 11월 직원들이 참여하는 지역사회공헌의 날을 선포하여 지역사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 조직 및 인원 슬림화로 위기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린 씨티그룹은 군살빼기, 구조조정, 씨티역량 극대화 등 3단계 전략을 통해 위기관리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하 행장은 “씨티그룹은 2조4000억 달러에 달하던 자산을 1조9000억달러까지 줄였다”며 “19건의 기업분할도 완료해 1년만에 경비를 16% 줄였고, 인력도 14%줄이는 등 군살빼기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군살빼기에 이어 2단계 구조조정을 통해 씨티코프와 씨티홀딩스라는 양축 아래 두게 됐다”며 “핵심 사업을 강화하면서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씨티그룹 내 ‘씨티홀딩스(부실 계열사)’가 아닌 ‘씨티코프(건전한 계열사)’에 포함돼 있다.
씨티코프는 기업들과 소비자들을 위한 글로벌 은행이며 글로벌 거래 서비스, 기업 및 투자 은행, 씨티 프라이빗 뱅크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 기관 은행과 소매 은행으로 나눠졌다. 씨티코프 장부 자산의 약 3분의 2가 예수금으로 이는 위험도가 비교적 낮으며 높은 수익률을 지닌 자산을 갖는다.
씨티홀딩스는 소매증권중계와 자산 관리, 소비자 금융, 모기지 융자 및 자사 브랜드 신용카드, 특별자산풀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직원의 약 3분이 1이 씨티홀딩스에 소속되며 미국 정부와의 손실 공유 협약에 따라 보호되는 3100억 달러의 자산이 포함되어 있다.
하 행장은 조만간 시장이 진정되고 반전의 계기를 찾게 된다면 씨티의 세 번째 전략인 ‘씨티 극대화’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씨티의 차별화된 글로벌 역량과 축적된 고객지원경험, 우수한 인재 풀 및 안정적인 고객기반의 강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양호한 수익성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금융위기로 패닉현상에 빠졌던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의 큰 위기는 한풀 꺽인 것으로 내다봤다.
하 행장은 “금융시장의 핫 이슈는 지나갔고 해외시장의 롤오버(선물만기연장) 상황도 양호해 큰 위기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프리미엄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 대만, 싱가폴,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고 자본시장의 자금유출입이 심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도 올라 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이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행장은 “수출 절대액은 줄었지만 자금 유동성 조달이 용이하고 채권시장이 오픈되어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 He is…
〈 학 력 〉
1976년 서울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81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경영대학원 졸업 (MBA)
〈 경 력 〉
1981 씨티은행 서울지점 입행
1986 한국 자금당담 총괄 이사
1987 한국 투자금융그룹 대표
1995 한국 기업금융 그룹 부대표
1997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지역본부 임원
1998 한국 소비자금융 그룹 대표
2001 한미은행장
2004~ 현재 한국씨티은행장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