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2000년부터 이어진 유배당상품 개발 및 기피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명보험업계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배당보험은 삼성생명의 ‘연금저축골드연금보험 1.2’와 대한생명 ‘연금저축 하이드림Free연금보험’ 등 일부 생보사의 상품만 남아있다.
생보사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시중 금리가 급격히 떨어져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지자 유배당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또 과거에 비해 예정이율이 크게 낮아져 유배당보험 판매가 부담이 된다는 점과 최근 판매되고 있는 생명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높고 보장이 확대됐다는 점 때문에 유배당상품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유배당보험 판매를 위해서는 무배당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책정해야 하는데 현재의 높은 보험료를 더 높게 하면 결국 계약자에 부담이 돼 상품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보험료가 조금이라도 비싸면 시장에서 어필하기 어렵다”며 “나중에 돌려받는 것보다 처음부터 덜 내는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다시 유배당상품을 개발해 판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배당보험만 판매할 경우 보험사로서는 저금리 시기에 안전할증 부재로 대응이 어렵고 금리상승기에도 배당으로 금리차 보전이 불가능해 자금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반면 유배당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보험사는 유배당보험의 예정위험률 안정성이 무배당보험보다 높기 때문에 위험에 대응하기 쉽고, 이로 인해 신규 위험에 대한 신상품 개발이 용이하다. 또, 이익의 계약자 환원을 통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 역시 보험사 재무건전성 강화의 일환으로 유배당계약 활성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7대 3 수준까지 주주 몫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생보사들이 유배당보험 판매를 피해 사업비차익을 남긴다는 판단에서 유배당보험 판매를 위해 업계와 배당비율 조정 등에 대해 논의를 했었다”며 “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유배당보험 판매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방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유배당상품 기피 현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들도 현행 이익 배분율(계약자 9, 주주 1)에 맞춰 배당을 하고 나면 경영을 잘해 흑자를 내도 보험사는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주식회사인 보험사에는 유배당 상품이 맞지 않는다며 상품개발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배당 상품에 비해 사업비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배당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업비를 적게 책정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보험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유배당보험이 이익이 났을 경우 계약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회사가 이를 전부 감당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에 유배당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은 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