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일 내에 경기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적은데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우려됐던 보험해약은 전년 대비 두 자리 숫자가 증가하면서 현실화 됐다.
해약환급금 증가속도가 계속보험료 증가세를 앞질러 차이를 벌려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전반적인 사업계획 수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FY09 1/4분기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매출 목표 수정과 같은 강수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 보험영업 위축 심각
지난해 하반기에 불어 닥친 경기침체는 보험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FY08 12월말 현재 생명보험사의 누적 순이익은 7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5% 급감했다.
이는 자산운용 여건 악화로 투자이익이 6000억원 가량 감소한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신계약 건수까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각종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하락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떨어졌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포인트 하락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5.9%에서 5.0%로 0.9%포인트 하락했다.
누적 수입보험료는 55조9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81억원 감소했으며 지난해 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은 204.1%로 3월 말보다 33.0%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들어오는 것이 줄어들면 나가는 것도 줄어들게 돼 있다”며 “보험료 수입 감소는 사업비 감소를 불러와 결국 영업력을 악화시켜 매출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우려했던 보험해약은 이제 현실화가 됐다.
FY08 12월말 현재 22개 생보사의 효력상실해약금(특별계정 포함)은 180조88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7%나 늘었다.
보유계약 증가율도 FY08 6월에는 7.7%였으나 FY08 12월에는 5.4%로 감소했다.
문제는 보험해약과 실효해약이 계속 증가하면 생보사는 더 큰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재 모든 생보사들은 보험계약금이 들어오면 바로 보험금지급을 준비해 책임준비금을 쌓아둔다.
그러나 모든 보험사들이 책임준비금을 그대로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채권이나 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하고 있다.
특히 생보사들은 안전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국공채 등 장기채권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 장기채권의 경우 만기 전에 유동자금으로 전환하게 되면 큰 손실이 발생한다.
즉 보험해약과 실효해약의 증가추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운용자산을 급하게 유동화 하기위해 많은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 사업전략 수정도 염두
생보사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경기 후행성이 강한 보험업의 특성상 불황의 여파는 지금부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FY09 상반기까지 영업부진이 계속될 경우 전반적인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영업이 잘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반기중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더 어려워 질수 있다”며 “현재의 부진이 보험외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만큼 결국 마지막 카드인 사업전략 수정까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발 빠른 일부 생보사들은 이미 FY09 영업목표를 대폭 낮췄다.
무리한 목표를 세워 사업비를 많이 사용하기 보다는 현실성이 있는 목표를 세워 최소 사업비로 최대 이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이에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생보사들은 영업실적 목표를 FY08수준으로 하향조정 했으며 중소사들도 대형사와 마찬가지로 영업목표를 하향조정을 검토중에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경기가 하강곡선을 긋고 있어 영업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을 것”이라며 “자산,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 마케팅과 사업비를 최소화하는 대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판매채널 활용을 통해 어려운 국면을 돌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