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가 지난 12일 발표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지난해 6월에서 내년 말까지 발생할 국내 은행들의 신규 손실규모가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단기자기자본비율(TCE)은 지난해 6월말 6.4%에서 내년말에는 4.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진 위원장은 지난 13일 조선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셜포럼 초청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은행들만 대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진 위원장은 “경기가 내년말까지 침체될 것으로 가정해볼 때 은행 건전성은 자연스럽게 나빠지기 마련이지만,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 일본, 유럽 은행들에게도 마찬가지 현상”이라며 “피치의 평가가 공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같은 변수를 놓고 한국의 은행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은행들을 함께 평가한 후 이를 서로 비교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평가 결과의 공개 시점에 대해서도 “왜 이같은 시점에 그런 결과를 공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피치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낮추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듯 말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3~5일 한국을 방문해 국가신용등급 평가 작업을 벌인 바 있다.
진 위원장은 정부의 은행 자본확충 지원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증자를 추진하고 있고, 은행자본확충펀드로 지원하는 20조원의 절반 가량이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권)”이라고 반박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