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하나금융지주는 전날보다 5.51% 급등한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지주도 3만2200원으로 전날보다 7.33% 반등했다. 신한지주와 우리지주도 전날보다 각각 4.19%, 3.45%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이후 1400원대를 돌파하고 이달 초까지 1598원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10일, 11일 이틀간 80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은행주가는 20% 이상 상승했다.
이는 미국금융당국이 씨티그룹의 부실 악화 가능성에 대비한 추가자금 지원을 포함한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주 주가에 긍적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 없이는 은행주가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환율이 상승하면 거래 상대방의 통화파생상품계약 평가손이 늘어나고 일부 통화옵션 상품에서는 막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 1500원 가정 하에 은행들의 파생상품자산(거래상대방의 평가손)은 150조원, 상장 제조업체의 파생상품 평가손은 6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은행주가는 급등했지만 조선사들의 12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선물환 매도 잔액이 환율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이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외채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상환 압력이 높아지면서 환율변동 위험에 직접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할 때마다 은행 평균 ROE(자기자본이익율)이 0.7%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은행별로는 하나지주, 우리지주, 외환은행, 신한지주 순으로 환율 변동 위험에 민감하다”고 밝혔다.
조병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확대됐던 원달러 환율과 외평채 스프레드 차이를 감안하면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환율급락으로 은행업 지수는 20.8% 상승했으며 은행주 중에 하나금융 상승률이 56.6%로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번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은 은행주 단기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하나금융이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