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험권 유관기관은 생·손보협회를 비롯해 화재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등 총 5개다.
이중 생보협회는 올 초에 예산안 편성이 완료됐지만 나머지 4개 유관기관은 운용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예산안 편성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로 회원사인 보험사들이 긴축경영에 들어서면서 예산안 편성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험사들은 2009회계연도가 보험산업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비를 최대 30%까지 삭감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
특히 2008회계연도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들면서 긴축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의 경우 인력조정에 들어갔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되는 유관기관의 예산도 크게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유관기관 중 가장먼저 예산안 편성이 완료된 생보협회의 경우 전년에 비해 예산을 약 15% 줄였으며 일부 사업의 경우에는 30%가 넘는 예산을 삭감했다.
따라서 아직 예산안 편성이 마무리 되지 않은 4개 기관의 경우도 2008회계연도보다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회원사들 중 손보사들에서 유관기관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
생보사들보다 손보사들이 부담하는 분담금 규모가 더 크기 때문.
2008회계연도 유관기관별 예산을 보면 생명보험협회가 약 120억원, 손해보험협회가 220억원(공익기금 포함)이며, 보험개발원과 보험연구원에 240억원, 화재보험협회가 240억원 정도다.
이중 생보사들의 경우 생명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에 약 190억원을 분담했으며 손보사들의 경우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 화재보험협회에 약 630억원을 분담했다.
이로 인해 최근 보험연구원이 예산안을 마련해 신청했으나 손보업계로부터 거부, 운영자금을 받지 못했다.
또한 손보협회와 화보협회, 보험개발원 등도 아직까지 예산 편성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유관기관의 예산삭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보험사 기획부서의 입장에서는 회원사들이 어러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관기관과 업무협조를 지속하는 부서에서는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관기관의 업무는 방카슈랑스 등과 같은 특별한 사안을 제외하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예산을 줄이기가 힘들다”며 “유관기관의 예산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인건비인데 이를 줄이라고 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보험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 유관기관인데 예산을 줄여 수년전부터 계속해왔던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