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규정에 따르면 선물회사에 2000달러의 증거금을 내고 계좌를 개설해, 주식 홈트레이딩 시스템처럼 24시간 쉽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B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세계 장외외환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3조2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폭발적 성장 추세 =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도 FX마진거래 시장의 급성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전통적인 투자수단인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저감되고 있는 가운데, 소매고객들을 대상으로 FX마진거래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이다.
장기 저금리 시대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이른바 ‘와타나베부인’으로 불리는 가정주부들이나 학생, 일반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FX마진거래가 확산됐다.
지난해 도쿄외환시장 외환거래액중 30% 정도가 개인들의 FX마진 거래가 차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명목금액 기준으로는 약 1000조엔의 외환이 FX마진거래를 통해 거래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1월 선물거래법 시행규칙의 ‘유사해외선물거래’ 정의에 포함됨으로써 FX마진거래가 도입됐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 1만3174계약 수준으로 전년대비 6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월평균 거래대금은 632억달러로 전년의 135억달러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2007년에 51만5518건, 765억2044만2000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FX마진거래 규모가 2008년에는 334만8599건, 4923억9061만달러로 폭증한 것이다.
지난달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증권회사도 FX마진거래 영업을 할 수 있는 법적 틀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선물업 겸영을 추진하고 있는 증권사도 다수로 이는 시장 규모가 보다 증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국내 중개회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에 따라 해외 딜러은행으로부터 직접 유동성을 공급받을 경우 점진적인 거래비용의 감소도 기대된다.
또한 FX마진거래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가에 비해 협소한 규모를 갖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의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관련 법상 국내 선물사들이 FX마진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외선물중개회사(해외FCM)들과만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선물사들은 현재 미국 FCM 한 곳과 집중적으로 거래를 하면서 연간 수백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다.
거래량이 성장하는 등의 추세 속에서 건전한 시장 육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용절감 효과 등 개선필요 = FX마진거래는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거래가 가능하고, 막대한 레버리지 효과가 특징이다. 낮은 증거금을 활용해 고액의 거래를 할 수 있는 것.
미국의 경우 고객이 거래 증거금을 중개회사에 예탁하면 최대 400배에 달하는 명목금액의 거래를 할 수 있고, 국내에서도 50배에 달하는 규모다.
선물·옵션 거래처럼 증거금은 현금 뿐만 아니라 국채, 지방채, 주식 등으로도 납입할 수 있다.
그러나 선물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FX마진거래 투자자들의 90% 가량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연구원 박철호 연구원은 “FX마진거래에 따른 투자자의 최대 손실은 대부분 납입한 증거금에 국한되지만, 풍부한 차입여건과 높은 외환변동성을 고려하면 외환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부족한 개인고객에게는 상당한 고위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잠재적 투자자들이 FX마진 거래의 위험도와 거래방법 등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불법적인 영업 행위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할 수 있도록 계도와 홍보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중개회사와 직접 거래하는 것은 국내 중개회사를 이용할 때 더 높은 거래비용이 발생하는 등 관련 제도 미비에 따른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투자자들도 해외 중개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원금을 전혀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차입비율을 거래대금의 2%로 일률적으로 제한하기 보다는 유동성을 감안해 유연하게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투자경험을 쌓을 수 있는 미니상품의 거래도 자유롭게 허용할 필요가 있으며, 일본의 사례에서 처럼 FX마진상품을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하는 방법도 시장의 투명성 제고, 거래비용 절감, 장기적인 외환시장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