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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테스트와 3월 위기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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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3-01 18:42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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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테스트와 3월 위기설
◇ 스트레스 테스트와 밸류앳 리스크 산정 기법

최근 세계 금융시장은 어지럽기만 하다. 특히 미국에서 제시되는 은행국유화 관련 이슈들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만하다. 최근 미국 금융감독당국은 자산이 1000억 달러 이상인 19개 은행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곧이어 논란이 제기되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재무학과 관련된 통계적인 기법으로서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후 결과를 체크해보는 기법을 의미한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금융기관의 위기관리 기법 중에 중요한 것이 향후 일정 기간내에 예기치 않은 손실이 어느 정도 까지 날수 있는 가를 계산하여 최대가능손실액수를 추출해내는 소위 밸류 앳 리스크( value-at-risk) 방법이다. 이 숫자는 일정 기간 내에 가능한 최대의 손실액으로 제시되는 액수이다. 따라서 이 숫자가 맞다면 해당 은행이 이보다 큰 액수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경우 파산을 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액수를 잘 산정하고 자기자본을 관리하면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리스크 관리가 되는 것이다. 사실 BIS 비율 8%도 그 안에 담긴 기본논리는 이와 비슷하다.

◇ 정규분포를 이용한 기법에는 한계가 있어

문제는 이 숫자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정규분포라는 확률분포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정규분포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정규분포를 이용한 숫자는 현실을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 테스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확률이 굉장히 낮은 상황이 가정이 된다. 구체적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예를 들어 과거 역사상 가장 상황이 안 좋았던 경우의 예를 대입한 것도 방법이다. 평소에는 표준편차의 세배 정도의 변화를 가정하는데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표준편차의 여섯 배의 변화를 가정한다든가 하는 식의 극단적 시나리오도 대안이다.

요즘 인기를 끄는 책 블랙스완의 주제처럼 색깔이 검은 백조가 발견될 수 있는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는 기법인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 시나리오가 제시되면 은행은 일반적 상황이 아닌 극단적 상황 하에서 가능한 최대 손실 액수를 계산하게 되고 이 액수와 자기자본을 비교해보면 합격이냐 불합격이냐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은행이 현재 보유한 각종 자산을 토대로 극단적 시나리오 하에서 손실가능액수가 100으로 산정되었다고 할 때 이 은행의 자기자본이 200이라면 이 은행은 극단적 상황을 견디어 낼 수 있을 만큼 자기자본이 있는 것이므로 일단 합격인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자본이 50밖에 없다면 이 은행은 최악의 상황을 견디어 낼 수 없는 것이므로 불합격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작업에 사용되는 모형 또한 감독당국이 지정해주는 방식을 따라야 한다. 경우에 따라 스트레스 테스트에 불합격한 은행에 정부가 지분참여를 통해 국유화를 하는 방법도 검토 가능하다는 것이 미국 감독당국의 원래의 입장이었다.

◇ 은행국유화에 대한 부정적 반응

그러나 국유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정부가 은행주식을 직접 보유하게 될 경우 이 은행은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겠지만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국유화된 은행의 안정성이 부각되면 다른 은행의 예금자들이 자신의 예금을 해당 은행으로 옮기게 되면서 일종의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의 지분보유가 경영에의 직접적 참여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단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은행장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분참여를 해도 결국 전문경영인을 임명한다면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게 된다. 이처럼 국유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싸늘해지자 버낭키 의장은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를 국유화여부와 연계시키지 않고 은행의 자금지원규모를 산정하는 데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하여 논란을 일단 봉합시켰다. 국유화의 전단계로 인식하지는 말라는 것이었고 은행주의 주가는 곧 폭등하였다.

◇ 국유화 논의의 시사점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우선 어려운 시기에 은행을 파산시키거나 직접적 국유화를 하는 등의 전략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어 더 큰 혼란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국유화를 거론하기보다는 은행을 위기극복의 파트너로 보고 추가조건이 거의 없는 지원을 해주어 여유를 가지게 만든 후 은행이 중심이 되어 기업 구조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우리도 BIS 비율만이 아닌 적절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실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감독당국이 적절하게 대응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은행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일단 불합격된 어려운 은행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해준다면 향후 상황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리만브라더스 파산의 충격이 CDS 시장을 덮치고 자금경색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으므로 이 시점에서 금융기관의 파산이 가져오는 파장이 생각보다 엄청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해야 할 때이다.

◇ 3월 위기설 문제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아야 할 만큼 예측이 너무도 힘들고 극단적인 상황이 자주 표출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3월 위기설의 근거가 되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이다.

일본은 작년 4사분기 성장률이 연율로 -12.7%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엔화 강세가 겹치면서 올해 1월에는 100억불의 무역적자를 기록하였다. 수출 종주국으로서의 이미지에 손상이 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세를 보이던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일본 은행들이 우리나라에서 돈을 한꺼번에 빼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3월 위기설이 유포되고 있다. 게다가 동유럽의 디폴트 가능성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상황을 점점 힘들게 만들어가고 있다.

◇ 작년 10월의 악몽과 맷집 키우기

작년 10월 한 달 우리 경제의 자본수지는 마이너스 25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작년한해 자본유출규모가 500억 달러였는데 1년 유출 액수 중 반에 해당하는 자금이 10월 한달 동안에 우리나라를 빠져나간 것이다. 10월의 상황은 아찔했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이 정도의 자금유출을 견디어 냈고 이제 맷집이 좀 생기면서 은행들의 외화자금 건전성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고 조달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계 자금의 일시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정말 많지만 해결하는 능력 또한 이에 비례해서 좋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금번 위기가 우리 혼자 자초한 것은 아닌 만큼 국제공조를 강화하되 해외의 여러 가지 움직임을 민감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즉시적인 벤치마킹을 철저하게 함으로써 위기를 잘 수습해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 새로 들어선 경제팀은 2기팀보다는 시장의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신뢰가 조금씩 회복되는 느낌이다. 버낭키 의장의 지적대로 올해 한해 고생을 한 후 내년부터는 경제가 회복의 수순을 밟아가기를 학수고대 해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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