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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는 서민금융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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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2-15 20:04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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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는 서민금융의 위기
서민들에게 높은신용의 시장논리 적용해선 고통만 늘어

저축은행에 비과세예금 허용으로 대출금리 부담 낮춰야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국내의 서민금융은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부실화가 우려되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고 미분양 아파트 증가 등 건설경기 침체가 주요원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총액 12조2000억원 가운데 부실 대출채권 1조원 규모를 사들임으로 저축은행의 부실화 우려는 일단 진정되는 것 같다. 저축은행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일부 저축은행이 부실화되어도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저축은행의 모든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 원까지 보호를 받는다. 저축은행들도 금융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부실화 가능성 보다 금융위기로 인한 서민금융의 위축과 서민들이 겪는 자금난이 더 큰 문제이다.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계층이나 지역 중소상공인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신용평가기관이 분류하는 신용등급(전체 10등급) 7등급 이하의 서민에 대한 대출 비중이 총 대출자의 78.4%를 차지한다.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의 차입자는 대부분 금융권에서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금융소외자이다. 이들이 작년 말 처음으로 800만 명을 넘었다. 금융소외자들은 대부분 고리의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크다. 저축은행은 이들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게 대출을 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일반적으로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높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은행권 등에 비해 높은 것도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높은 특성을 반영한다. 금융위기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은 서민들이다.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악화된다면 소득격차가 커지고,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사회통합의 기반마저 훼손될 것이다. 정부는 금융위기일수록 서민대책에 역량을 집중하고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금융기관은 대출 부실화를 우려해서 신용도가 낮은 서민에게는 대출을 기피한다. 서민금융을 전적으로 시장에만 맡긴다면 금융은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등에 집중되고 서민들에게는 금융기회가 봉쇄될 것이다. 서민에게 높은 신용도를 기대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서민금융기관에게 높은 자산건전성과 엄격한 위험관리를 요구하기도 어렵다. 금융위기에 당면해서 감독당국은 서민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대손충당금, 예금보험료, 자금조달 이자 등의 일정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서 서민금융의 신용갭을 보전하고 그 혜택이 서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서민금융기관이 수익성을 확보하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도록 금융상품 취급도 다변화해야 한다.

특히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서민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 저축은행에도 비과세 예금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 저축은행이 비과세 예금을 취급한다면 조달금리 인하 분만큼 대출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부지원과 함께 서민금융기관들이 지역밀착형 경영과 효과적인 위험관리를 통해서 차입자와 금융기관 간에 합리적인 위험분담이 이루어질 때 서민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다.

서민금융은 경제논리와 경제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정책적 특성을 갖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당면해서 더욱 위축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이 서민금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서민들에게 비과세 예금을 통한 정부의 세금감면은 효과적인 금융지원이 될 수 있다. 정부지원과 함께 금융기관의 철저한 자구노력도 필수적이다. 서민금융서비스의 확대로 서민생활의 질이 개선될 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양극화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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