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액 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VIP영업을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15일 한국FP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에 있었던 종합재무설계 자격인 CFP(CERTIFIED FINANCIAL PLANNER) 14회 차 시험 응시자는 2,496명으로, 지난 2002년 치러진 1회 시험 응시자 584명에 비해 약 4배가 증가했다.
14회 시험 합격자 중 은행권 종사자는 182명, 보험권 종사자는 181명이 합격했다. 1회 시험에서 은행이 62명, 보험이 21명으로 은행권 합격자가 압도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험권의 합격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FP협회 관계자는 “은행직원이 보험설계사들보다 자격시험준비를 위한 시간적 환경적 여건이 좋기 때문에 1년전까지만 해도 은행권 종사자가 합격자의 50%가량을 차지했지만, 보험권이 꾸준히 늘어 현재는 은행과 보험권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권의 CFP 합격자가 증가한 것은 보험 설계사들이 VIP고객 유치 등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합자산관리자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재테크와 노후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고객들도 재무설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설계사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됨에 따라 금융권역에 국한되지 않는 무한경쟁 체제가 시작되면서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보험, 펀드, 상속, 증여 등 인생 전반에 걸친 파이낸셜플래닝이 가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반 설계사는 물론 보험사 임직원도 자격증 취득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들은 재무설계 자격 취득 여부가 보수 측면에서 특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승진 및 업무관리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종합재무설계 자격증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보험사측의 지원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생에 한해 시험응시료와 교육기관 수강료를 할인 또는 지원해주거나, 사이버 강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지점 자체적으로 영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소속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강의, 합숙교육 등을 실시하는 곳도 있으나 일부에 그치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 종합재무설계 자격증 취득이 활발해지면서 설계사 이탈 현상이 보험사가 풀어야할 숙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FP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재테크’가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상황별 금전적 대비이므로 고객의 가감없는 정확한 재정상태를 알아야 한다.
또한 고객의 가치관까지 파악해야 상속, 노후생활 등 인생의 여러 분야 중 중요도를 결정해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 신용 정보는 물론 결혼생활, 건강상태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알게 되기 때문에 고객과 플래너 이상의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런데 전속 설계사는 자사 상품을 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 소속된 FP는 고객에게 자사 상품을 권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자격증 취득 후 여러 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독립대리점으로 돌아서거나, 파이낸셜 플래닝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전향하는 설계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업권별 CFP시험 응시자 및 합격자 수 변화 >
1회(2002년) 14회(2008년)
응시자 합격자 응시자 합격자
은행 358 67 810 182
보험 193 21 891 181
증권 9 1 299 46
기타 24 6 496 190
합계 584 95 2,496 599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