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신규보험가입 고객을 찾기 어려워진 설계사들이 보험에 가입한지 3개월이 안된 타사의 고객들을 빼가기 위해 ‘품질보증해약’ 신청을 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생보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품질보증제도는 보험가입시 반드시 지켜야하는 3대기본지키기중 한 가지라도 미이행 됐을 때 3개월 이내에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장치로 보험사는 3개월 미만의 계약건에 대해 고객이 낸 보험료 전액과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최근 외국계 생보사들을 시작으로 내국계 중소형사들까지 월 평균 보험가입금액이 30~50만원 미만인 설계사들을 퇴출시키면서 품질보증제도를 악용해 타사의 고객들을 빼앗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례는 설명미비인데 이 경우 입증책임이 보험사에 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보험사는 녹취기록이 없으면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험료를 되돌려주어야 한다.
이렇듯 품질보증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은 보험사는 물론 감독당국에서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특히 보험사와 감독당국에서 주로 조사하는 부분은 승환계약이다.
승환계약은 보험설계사가 타 회사로 이동하면서 직전에 다니던 보험사에서 계약을 채결했던 고객을 만나 해약을 종용한 뒤 현재 다니는 보험사의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품질보증제 악용은 표면상으로는 보험가입자가 보험사에 대한 불신으로 타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마련한 제도적 장치를 설계사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러한 설계사가 적발되면 무조건 해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보험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불완전판매에 따른 보험취소 신청기간을 가입 이후 6개월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생보사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품질보증제의 기간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나 모럴리스크가 증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품질보증제 악용을 통한 고객 빼앗기가 크게 활성화돼, 결국 보험영업 환경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감독원은 현재 검토중에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생보업계에서는 상법 보험편 개정작업 당시부터 보험취소 신청기간을 6개월로 연장한다는 소식이 나온 만큼 재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일반 상품도 3개월 이후에는 교환 등이 되지 않는데 6개월까지 연장하는 것은 모럴리스크만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