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8년엔 미국발 서브프라임과 리먼브러더스발 사태 등 유례 없는 악재에 따른 주식형펀드의 평가손실로 펀드 투자자들에게 죄송한 맘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위기는 운용업계나 판매사, 고객 입장에서 건전판매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로 아픈 만큼 성숙한 한 해였다고 자평합니다”
지난 2008년 12월 27일 자산운용협회 윤태순 회장은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마지막 송년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윤 회장은 오는 2월 4일 자통법과 맞물려 새로이 출범하는 ‘금융투자협회’에 흡수 통합 막바지를 앞두고 남은 임기간 잡음없이 통합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2월부터 발효되는 자통법의 핵심이 ‘규제완화’와 ‘투자자보호’ 양대 축이 골자인만큼, 그동안 준비했던 펀드 판매채널 과대와 업무범위 확대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지난해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각종 제도를 구축한 것과 더불어 운용공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개편해 투명성 확보 등 위기속에서도 내실을 다졌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어려웠던 이번 위기를 장기투자로 이겨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자산운용협회 회장으로서 재임기간 중 가장 보람된 순간을 묻자, 그는 “2004년 간투법 정착 이후 투명성 확보와 함께 펀드산업이 현재 자본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펀드시장의 발전과 함께 해 온 것”이라며 “이같은 전 국민의 펀드대중화, 장기투자 확산과 함께 그동안 펀드런 사태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MMF의 건전성 증진도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단기금융상품의 대표격인 MMF는 지난 2007년말 수탁고 47조원 규모에서 2008년 90조원까지 사상 최고치 설정액을 기록하며, 어려운 증시상황에 유동성 관리 효자로 톡톡히 자리매김중이다.
다만, 윤 회장은 재임기간중 단기 급성장 여파에 따른 ‘펀드 불완전판매’와, ‘묻지마 투자’ 등 펀드가 꾸준한 투자처로서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업계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운용사들의 양극화 심화와 자투리펀드의 난립도 향후 시급히 개선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은 “현재 전체 파생상품 펀드 전체 수탁고 규모는 28조원에 불과하지만, 펀드 개수는 3,200개에 이르러 자투리펀드의 주범이 되고 있다”면서 “판매사나 개인들 입장에서도 투자시 이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6년 설립된 자산운용협회 4, 5대 회장을 역임한 윤 회장은 오는 2월 4일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통합한 ‘금융투자협회’가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2월 3일까지 임기를 마무리 하게된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