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손보업계는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각 손해보험사에게 공문을 통해 현재까지 판매된 컨틴전시보험의 성격과 실적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이 컨틴전시보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우려 때문.
컨틴전시보험이란 공연이나 콘서트 등이 비나 눈으로 인해 취소되거나 혹은 올림픽 금매달 획득 및 화이트크리스마스 등 특정 사건이 발생하거나 발생하지 않을 경우 등 우연성으로 인해 발생된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을 말한다.
금감원은 지난 2000년에도 컨틴전시보험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했었다.
그 결과 LG화재(현 LIG손해보험)가 캠프클릭닷컴과 공동으로 토익 실력이 오르지 않으면 수강료를 돌려주는 보험에 대해 보험사고의 우연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보험에서 담보할 수 없는 계약으로 지적을 받았다.
또 삼성화재도 대학입학과 관련된 상금보험 계약을 교육업체와 체결했으나 금감원은 보험수익자가 고의로 낙방할 수 있다는 이유(사고의 우연성 결여)를 들어 경고했다.
이후 금감원은 2000년 10월 각 손보사에 보험계약자가 자기 의지에 따라 보험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컨틴전시상품의 개발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각 보험사에 내려보냈으며, 이런 보험상품을 판매할 경우 임직원을 강력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또 다시 컨틴전시보험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것은 컨틴전시보험의 대부분이 경품행사보험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와 같이 보험계약자가 자기 의지에 따라 보험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형태의 컨틴전시보험 상품이 재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함도 포함되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컨틴전시보험이 보험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경품행사보험으로 와전된 점이 없지 않다”며 “이로 인해 사행성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어 자료를 취합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각 보험사들은 자사가 판매한 컨틴전시보험을 종류별로 구분하는 등 금감원에 제출할 자료를 준비하면서도 이번 금감원의 조사에 대해 너무 확대해석 한 것은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부터 경품행사를 보장하는 컨틴전시보험의 경우 법인을 대상으로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보험사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고, 수익성이 낮은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판매에도 열을 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수년간 컨틴전시보험을 판매하면서 경험요율이 축적돼 요율에 맞는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며 “컨틴전시보험이 보험사에게 큰 이익을 발생하는 상품도 아니기 때문에 위험을 떠않으면서까지 무리하게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