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권사들의 악화됐던 채권평가손실도 지난달 상당부분 만회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신설증권사인 LIG투자증권은 창립 4개월만인 11월에 소폭의 흑자로 전환돼 눈길을 끌었다.
8월 영업개시 후 매달 16억원, 8억원, 12억원씩 적자를 이어갔으나 11월에는 1억원 안팎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
◇ 채권평가손 만회로 실적 숨통 = 지난 10월 증시의 폭락 등으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적자를 헤어나지 못했지만 11월 들어 긍정적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대우·우리투자·한국투자증권 등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및 신용 스프레드 축소, 단기물 위주의 포트폴리오 및 운용 전략 등에 힘입어 보유채권의 평가손실을 상당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은행채 스프레드가 100bp 이상 크게 축소되면서 환매조건부채권 북의 평가손이 많이 줄었다.
다만 펀드 및 ELS(주가연계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 수익과 거래수수료 부문의 침체를 벗어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우증권은 “실적악화의 주요인이었던 채권평가손이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섰고, 이자수익이 유지되고 있으며 증시 변동성 증대가 회전율 상승 및 개인 거래비중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거래대금이 일평균 7조1000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올들어 전반적인 증시침체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지만 최근 보유 채권의 평가손을 만회하면서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파트 관계자는 “11일로 예정된 금통위의 금리인하폭이 0.5%포인트 이뤄지고,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내주 운용에 들어가면서 이달에는 보다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부담스러운 점은 최근 지속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및 은행채 금리의 고공행진이 뚜렷하게 꺾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점과 외국인의 채권 매도 지속 등이 이어지면서 국채선물과 통안채 위주의 단기 매매 전략에 묶여있다는 것이다.
◇ 추세적 상승은 제한적 = 이와 함께 주식시장의 흐름도 긍정적이어서 증권사들에겐 사막의 오아시스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국내 증시가 미국의 빅3 구제금융안 합의 소식과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 외환시장의 빠른 안정화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일 “프로그램 매수주문 확대와 원·달러 환율 급락, 엔·달러 상승 및 빅3 자동차업체에 대한 구제금융안 합의소식이 이날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며 “최근 증시 유동성 및 투자심리의 빠른 완화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올해 적정지수대인 1300포인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의 안정이 IT 및 은행관련주로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고 있고, 미국 국고채 금리와 CRS, CDS 등 환율관련 지표 추이를 살펴본 결과 올 연말 환율은 1100~1200원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권의 KIKO 피해액이 줄어들면서 운수장비, 은행, 기계, 자동차 관련업종으로의 투자에 관심도가 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청신호로 증권업종지수도 지난달 저점대비 43.5% 반등했다. 코스피지수가 10월 저점에 비해 24% 상승한 것 보다 큰 폭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최두남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시행과 가파른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 재정 정책의 시행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금리인하 전망과 함께 증권업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