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여의도 증권업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AIMA(Alternative Investment Management Asso ciation) 헤지펀드 컨퍼런스’에 참석한 플로렌스 롬바드 AIMA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의 전세계적 공매도 제한 조치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오지 못했다”면서 “시장 유동성을 고갈시키고 변동성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롬바드 CEO는 이어 “공매도는 적정 주가 발견 및 유동성 제고 등의 순기능을 하면서 시장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장치”라고 규정하고 “공매도를 제한하는 국가들의 제한조치 이후 주가를 보면 방어력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우도 이번 금융위기가 심화되는 국면에서 공매도 제한을 했지만, 제한 조치이후 한 달간 주가를 살펴보면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AIMA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이 공매도를 제한한 지난 9월19일 이후 한 달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식은 38.0% 떨어진 반면 공매도를 허용한 10월9일부터 10월31일까지는 4.0% 상승했다.
이는 주가 동향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공매도를 금지해 순기능은 사라져 버리는 오류라는 것이다.
이어 한국증권연구원 노희진 정책제도실장은 “헤지펀드의 주요 투자전략 중 하나인 공매도를 금지한 상태에서 내년에 헤지펀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실장은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는 규제 도입과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 프라임브로커에 대한 규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금융위원회 김기환닫기

즉 헤지펀드의 공매도 허용은 시장이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흐름을 찾은 이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사무관은 또 헤지펀드의 파생상품 한도나 차입수준 등에 대해서는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덧붙였다.
그는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사모펀드(PEF)는 헤지펀드와 통합하는 것으로 제도개편을 추진중”이라며 “공모형 헤지펀드는 일정자산 규모를 갖춘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만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투자은행(IB)들이 헤지펀드에 대출 및 결제 등을 대행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도입과 관련 증권사간 옥석가리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헤지펀드 컨설팅업체 GFIA 피터 더글러스 대표는 현재의 헤지펀드 환매 추세는 내년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아시아 헤지펀드의 25% 가량이 청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MA는 1990년 설립된 글로벌 헤지펀드의 대표 단체로 현재 약 1280여개의 헤지펀드 운용사와 법무·회계법인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