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창립 기념식 등 주요 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임직원들에게 윤리강령 준수를 다짐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업계도 올들어 금융시장의 시스템 붕괴 우려 속에서 고객의 신뢰와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업자로서의 윤리의식이 유독 강조되고 있다.
◇ 사례 중심의 교육 = 최근 한국증권업협회는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금융투자윤리 과정과 자본시장법규 과정을 개발하고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2개월간 3만9000명 가량의 전 증권사 임직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증협은 지난달에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이해’라는 표준교재를 발간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금융소비자 주권시대를 맞아 증권업 종사자의 ‘윤리의식’이 최고의 덕목으로 부상하고 있고, 금융투자상품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자통법 시행으로 ‘윤리’에 대한 사전적·자율적 규율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강조됐다.
또한 증협은 금융기업 지속경영의 필수조건으로 ‘윤리경영’이 부각됨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업·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윤리과정을 개발해 왔다.
협회 관계자는 “금융투자 윤리 과정은 금융소비자시대를 맞아 자통법 체제 내에서 금융투자인으로서 지녀야 할 직업윤리관을 정립하기 위함”이라며 “기존의 사고방지 목적의 소극적 직무윤리 보다는 지속생존을 위한 적극적 직업윤리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달 중순부터 자통법 관련 법규 과정도 마련된다. 주요 내용은 △자본시장법 개관 △금융투자상품 △금융투자업 △증권의 발행과 유통 △불공정거래 △집합투자기구 등을 포괄해 자통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법규 과정은 교재의 저자가 직접 강사로 나서 교육효과도 높인다는 방안이다.
증협은 2가지 교육을 동시에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자본시장법규 교육은 온라인 교육으로 실시하고, 금융투자윤리 교육은 CD로 제공한다.
금융투자윤리 교육은 증권회사 본·지점별로 컨텐츠가 수록된 CD를 직접 배포하고, 별도의 Help Desk도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증협은 그동안 각 사별로 개별적으로 운영해왔던 애널리스트 윤리강령을 최근 마련하고 애널리스트 자격증 제도 등을 도입키로 했다.
◇ 선제적 대응 = 자산운용협회는 이보다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불었던 펀드 열풍을 타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협회는 지난해 말 ‘운용전문인력 윤리강령 및 행위기준’을 개정한 바 있다.
기존에는 상징적인 수준에 그쳤던 윤리강령을 지난해 재정비하고 강화했다. 펀드운용에 종사하는 인력도 크게 늘면서 이같은 구체적인 행보를 통해 시장 관련 제도를 정비한 것.
투자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의 특성상 신뢰와 시장의 평판은 생존을 가를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업계는 펀드매니저의 윤리교육을 2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진행하고, 펀드운용 과정에서의 행위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펀드가입자와 운용인력의 급증으로 부당거래금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금지 등의 항목이 포함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주력했다.
투자자보호와 전문성확보, 독립성·객관성 확보,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관련 법령 준수, 직무 관련 정보 이용 금지 및 이해상충 방지 의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주요 행위기준은 선관주의의무, 자본시장왜곡금지, 부당거래금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금지, 실재적·잠재적 이해상충보고의무, 자료기록의 유지, 성과보수 취득제한 및 금품·향응수수 금지 등이다.
이와 별도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자체적인 운용감독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내부 규정을 강화하고 준수해야 할 기준에 대한 모니터링과 감독을 철저하게 하는 추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펀드시장의 급격하고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금이 커져 내부 규정 등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