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독한 경영(2)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1-23 18:54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 경제학 박사

제가 대한석탄공사에 부임한지 벌써 세 달이 됐습니다. 업무파악에서부터 국정감사에 이르기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보낸 시간입니다. 세달 동안, 저는 ‘독한 경영’을 실험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하였듯이 저는 취임사에서 ‘독한 경영’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국정감사장의 업무보고에서도 언급했습니다.

어떤 의원님이 사석에서 물었습니다. “독한 경영이 어디서 도입된 거냐”구요. 물론 저의 아이디어라고 대답했습니다. 과문(寡聞)한 탓으로 왕년에 이미 나왔던 개념을 제가 모르고 하는 대답인지 모르겠습니다.

독한 경영이 좋은 점

‘독한 경영’을 세 달간 실천하면서 느낀 바가 있어 오늘 또 한 번 다뤄보고자 합니다. 제가 주창해서가 아니라, 어느 지인의 말대로 이 어려운 때에 ‘독한 경영’이 참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독한’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이미지와 상징성이 좋습니다. 조직원으로서 그 말을 들으면 누구나 긴장하게 됩니다. 예사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뭔가 독하게 마음먹어야 되겠다고 각오가 달라집니다.

네이밍(naming)의 중요성을 ‘독한 경영’에서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CEO가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다부진 경영전략을 세웠다 칩시다. 그렇더라도 그 명칭을 ‘헬렐레 경영’이나 ‘느긋한 경영’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가 어떻겠습니까?

‘독한 경영’을 선언했더니 우리 사원들의 자세가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어떤 사업자가 우리 직원에게 저녁 식사라도 함께 하자고 했더니 이렇게 대답 하더랍니다. “아휴, 누구 죽일 일 있습니까? 우리 사장이 독한 경영을 하기 때문에 어림없습니다.” 이것 하나만 봐도 ‘독한’이 주는 효과는 분명이 있습니다.

이미 말씀 드린 바 있듯이 독한 경영은 ‘악랄한 경영’이나 ‘독종 경영’이 아닙니다. 임직원을 달달 볶아대고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하드 워크(Hard Work)나 극단경영(Extreme Management)이 아닙니다. 독한 경영은 올바른 기준과 원칙을 지독하다고 할 정도로 철저히 지키고 실천하는 경영입니다.

그래서 영어로 Precise Management라고 한 것입니다.(영어를 잘 아시는 분들 중에 Precise Management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저는 의미나 어감상 이게 마음에 듭니다.)

‘독한 경영’이 갖는 또 다른 장점은 단순명료하면서 생명력이 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많은 기업에서 여러 가지 경영기법을 천명했습니다. 고객만족경영, 식스 시그마, 비상경영, 위기경영 등등 말입니다.

시비를 걸 생각은 결코 없지만, 고객만족경영은 너무 진부하고 식스 시그마는 여전히 낯섭니다. 요즘 미국발 금융위기로 어렵다보니 ‘비상경영’이니 ‘위기경영’을 선언하는 기업이 늘어나더군요. 그러나 그런 것은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 우려가 큽니다. ‘비상경영’이면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경영입니다. 비상사태가 해소되면 소멸시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위기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일류기업의 CEO들 중에는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일류기업이고 선두주자라 하더라도 위기의식이 없이 풍요를 만끽하거나 방심하면 졸지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끊임없는 위기의식으로 긴장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위기의식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위기의식이라는 말만 남고 정말 위기의식은 실종되고 맙니다. 조직원들로부터 “수익도 좋고 태평한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항변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위기일수록 원칙과 정도

며칠 전, 어떤 일간지에 정운찬 前서울대 총장님의 글이 실렸더군요. 요즘의 위기상황에 대한 언급이었는데 주제는 ‘위기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니, 위기때 뿐만이 아니라 위기 자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시부터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런 기업, 그런 조직이라야 위기에 빠지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모두들 힘들다고 합니다. 세계적 추세이니 당분간 어려운 상황은 각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수록 원칙대로 해야 합니다. 원칙대로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독하고 모진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칙’은 ‘독함’과 일맥상통하는 이어동의(異語同意)입니다. 우리 모두 ‘원칙’과 ‘독함’으로 난국을 극복해냅시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VC 대표 하소연에 담긴 ‘회수 절벽’의 경고 “10배 대박은 옛말입니다. 2~3배 투자수익도 감지덕지인데, 문제는 코스닥 시장 구조에 묶여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죠.”얼마 전에 만난 한 벤처캐피탈(VC) 대표가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업계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금방 안다. 투자할 기업을 찾는 일도 쉽지 않지만, 더 답답한 것은 투자금 회수(Exit)의 출구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한때 VC 투자에서 10배 수익은 대박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2~3배만 나와도 성공한 투자로 여긴다. 그런데 그 수익마저 장부에만 찍혀 있고 현금화되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결국, 문제는 ‘10배 대박’이 사라진 데 있지 않다. 수익을 내고도 돈을 손에 쥐지 못하는 시장, 그 돈을 다시 2 연이은 반전, 다시 묻는 KB금융 거버넌스 KB금융 회장 인선은 끝났다. 그런데 시장은 여전히 묻는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직 회장을 왜 바꿨는냐고. 이재근 차기 회장 내정자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간 이유다.양종희 회장의 성과는 분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5조8000억원대 순이익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3조8000억원을 넘겼다. ‘리딩금융’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주주환원도 크게 강화했다. 시장이 양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봤던 배경이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2023년에도 그랬다. 당시 허인 부회장은 국민은행 최초 3연임 행장이라는 상징성에 성과까지 더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회추위가 택한 사람은 양종희 부회장이었다 3 고백인가 압박인가: 2001년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선언의 명암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1년 3월 일본 경제는 전후 일본 경제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3월 16일 일본 정부는 월례 경제보고를 통해 일본 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10년 넘게 구조적 불황을 부정해 오던 일본 정부가 결국 자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 있음을 비로소 공식 인정했다.정부의 충격적인 진단이 나온 지 불과 사흘 뒤인 3월 19일 일본은행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문 실험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의 도입이었다. 이에 앞서 2월 정책위원회에서 2000년 8월의 성급했던 금리 인상을 번복하고 제로금리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