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7일자로 서울 지역 15개 지점을 포함한 전국 20개 지점에 대한 통폐합 계획이 지난 20일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현재 152개의 방대한 영업망을 갖춘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조정으로 영업점이 132개로 감축된다.
특히 돈의 흐름에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 꼽히는 명동중앙지점과 이촌중앙, 강남대로, 도산대로, 삼성동, 도곡렉슬, 평촌중앙 등의 지점에 대한 통폐합이 포함돼 있다.
이들 대상 점포들은 호황기 때는 주변에 다수의 영업점과 함께 일선에 포진했지만, 최근 투자심리의 냉각으로 과거보다 영업망의 밀도를 크게 가져가게 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증권업계 전반에 심화되고 있는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경영합리화를 위해 주요 지역의 상권 중복을 피하면서 인근 거점 지점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내달 26일까지 다른 지점이나 다른 증권사로 계좌이관을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통합지점으로 계좌가 자동승계된다.
지난해 펀드열풍과 폭발적인 증시 활황을 타고 활발한 마케팅과 공격적 해외진출 등을 바탕으로 올 초반까지만 해도 시가총액 기준 업계 1위로 뛰어올랐던 미래에셋증권의 지점 통폐합은 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하나대투증권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영업망을 조정해 지난 10월말까지 24개의 지점을 통폐합했다.
특히 하나은행과의 시너지효과를 노린 BIB(Branch in Bank) 지점 24개중 6개를 폐쇄하고 18개 지점은 인근 지점과 통폐합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중 지점망이 165개로 가장 방대한 동양종금증권은 대규모 지점 통폐합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월 2개 지점을 통합했고, 대치역 지점이 올해 안에 인근 지점과 통합될 계획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같은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는 경기침체가 길어지면 인력 구조조정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인사는 “건설·해운 등 최근 실물 및 제조분야까지 널리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단 금융 분야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직까지는 대규모 인력 조정보다는 임금 삭감과 조직 축소로 대응하고 있지만 위기가 보다 심화된다면 외환위기 당시의 대규모 인력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