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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펀드 만들어 주세요”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1-19 21:42

시니어파트너스 김형래 상무

“이런 펀드 만들어 주세요”
최근 펀드손실로 소송이 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상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권유해야 하는 금융인의 기본자세가 안돼 있어서 생긴 문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제 딱 한 번이라도 우리 고객이 원하는 펀드를 만들어 주세요.

그 동안 시니어들이 한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 첫 번째, 손실이 한정된 펀드이면 좋겠습니다

높은 수익 운운하면서 손실 운운은 작게 하시잖아요. 이번 폭락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다시 찾아야 하는 것이 금융기관이기에, 이런 기대의 말씀을 드립니다. 금융기관에 대해서 고객은 아주 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 꼭 금융상품 가입할 때 “수익률이 높아서... 바꿀 집과 바꿀 차를 미리 생각해 두시라.”고 밝은 미래를 예견까지 해 주시더라구요. 이익도 한정해도 괜찮으니 반대로 손실도 한정된 펀드 만들어 주세요. 고객들이 무한정 욕심내서 펀드 가입하는 것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 두 번째, 물가상승을 따라잡는 펀드 만들어 주세요

펀드 수익률이 몇 % 운운하는데, 실상 물가와 비교하는 자료는 잘 안보여 주시더라구요.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물가가 더 올라가면 ‘꽝’이라는 것을 나이 들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펀드회사에 계신 분들은 이 일에만 전념하고 계시니 뭐든 못 만들겠습니까?

- 세 번째, 수수료는 남을 때만 떼는 펀드 만들어 주세요

수수료 없는 펀드 만들어 달라고 억지 부리는 파렴치한은 아닙니다. 그런데, 요즈음처럼 수익률이 거꾸로 내리는데 수수료까지 떼어가는 것을 보니 부화가 치밉니다. 올라갈 때 두 배로 떼어도 상관없으니, 제발 수익률이 내려갈 때는 수수료 안 떼도록 해주세요.

- 네 번째, 캠페인 걸지 않는 펀드 만들어 주세요

금융기관 직원들은 캠페인 귀재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새 상품만 나오면 워낙에 강력하게 목표를 추궁하니까 고객보다는 회사나 직원에게 유리한 것을 권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직원을 흔들면 고객이 운다는 사실! 꼭 명심해 주십시요.

- 다섯번째, 펀드 설명서 글씨좀 크고 쉽게 해 주세요

펀드 설명서를 이해하려면 금융공학 대학원 석사학위 정도는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쉬운 우리말도 있는데 어색한 외래어 표기로 잔뜩 갈겨 놓으니 그저 무식하지 않은 척 하려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사인하라는데 사인하면서 덜컥 후회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서두르기는 왜 그리 서둘러 사인하라고 하는지, 그렇게 가입을 하면 가끔 우편으로 운용보고서를 보내 주는데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는 말 일색입니다. “펀더멘털이 어쩌구 저쩌구” . 쉽게 해주시고, 큰 글씨로 만들어 주세요. 우리 시니어들도 볼 수 있게..

- 여섯번째, 펀드 이름 알기 쉽게 해 주세요

서울에 있는 아파트 이름이 왜 그리 어렵게 만드냐고 했더니 시골 사는 시어미 못 찾아 오게 하기 위해 어렵게 만든다는 농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펀드 이름이 다 그렇습디다. 내가 가입한 게 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펀드가 실제로 미국보다도 많다면서요? 운용하는 분들은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 명 다 아시나요?

- 일곱번째, 펀드 판 직원에게 매주 고객과 통화하라고 명령해 주세요

펀드가 올라갈 때는 돈 더 가져오라고 거의 협박성으로 매일 전화하다가 떨어질 때는 사무실 전화를 해도 받기 싫은 눈치 입니다. 회의라고 피하고, 교육 중이라고 피하고, 속 시원히 대화할 기회조차 안 줍디다.

인간적으로 떨어질 때 위로의 얘기라도, 희망의 얘기라도, 비관적인 설명이라도 듣고 싶은 심정을 이해해주는 직원으로 교육시켜 주세요. 고객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도록 강제 명령이라도 해야 그렇게 될까요?

- 마지막으로 ‘묻지마 펀드’ 만들지 말아주세요

옛날 ‘한국팔자(바이코리아)’ 펀드가 생각납니다. 그때 그것 가입하지 않으면 정말 무슨 일 일어날 줄 알았는데 가입하고 손해를 보니 그때야 정신이 차려지더라구요. 지금도 그런 형국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아무튼 펀드를 만들던, 펀드를 팔던 관련된 회사 사장님들, 우리는 주가지수1300선과 38선도 구분 안 되는 투자자들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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