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이 민영화 절차를 밟게 됐고, 여기에 최근 4개 신규 업체들이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업체의 제살깎기 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을 추진, 부동산신탁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기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자산규모 1000억원대 내외의 비교적 중규모여서 대형금융기관들의 신탁사 설립이 최종 확정될 경우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만약 이들 업체가 모두 인가를 받게 되면 국내 부동산신탁업체는 총 13곳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에 설립된 신생업체 2곳을 포함하면 1년새 2배 가까이 신탁업체가 증가한 셈이다.
B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물량 적체가 증가하고, 건설경기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부동산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시장도 침체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신규사들의 진입으로 부동산신탁사간의 경쟁은 과열 혼탁 양상으로 치닫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신규 전업사들은 단기간에 경영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사보다 낮은 약정보수 수수료 체계로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부동산신탁사 역시 신규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신규 수주 경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C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안좋아 업체들 사이에서 과도한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사가 늘어나는 것이 기존 업체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덩치가 큰 회사보다는 작은 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판도는 신상품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차별화 및 특화 전략으로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C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시장이 부동산 경기침체 및 신규 경쟁자 증가 등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신탁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또한 업계 전체적으로 신탁제도의 효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