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의 프로젝트금융팀을 총괄하고 있는 정 상무는 근거 없는 낙관론을 주장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실화 우려에 대해 너무 호들갑스럽지도 않았다. 그는 현실을 직시하고 풍파 속에서도 굳건히 중심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메리츠증권은 PF분야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있던 작년에도 부실유동화 없이 2조원의 PF를 성사시켰다. 이 때문에 올해 초에는 2개의 언론사로부터 최우수 PI상, 최우수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정 상무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에선 인천 계양구의 실내형 테마파크가 지켜볼만 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니버셜월드처럼 영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하는 테마파크로 현재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정 상무는 10여 년 동안 프로젝트금융에 몸담고 있는 PF 전문가다. 삼성생명 입사와 함께 기업금융부서에서 PF쪽과 연관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2003년, 1년간 일본 유학 후에 보험사가 아닌 증권사로 거처를 옮겼다.
PF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때부터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던 그이니, PF부문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력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그는 10여년 동안 크고 작은 시장의 고비를 잘 넘겨왔다. 개인적 위기도 있었고, 시장의 문제도 있었다. 일본 유학 후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거처를 옮겼던 것도 당시로선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증권사에서 PF의 대상이 되는 건설업체를 BBB급까지 확대하면서 오히려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더불어 최근까지 거침없이 승승장구 해왔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시장은 또 다른 위기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정 상무는 “2년 전만해도 업계가 호황이라 리파이낸싱에 대한 요구가 적었다”면서 “최근 분양시장 침체와 맞물려, 리파이낸싱이 늘고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무는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충분히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PF시장이 이번 위기를 극복한다면 좀 더 선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PF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사실이다. 현재까지는 유동성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도 효과가 미미하다. 금융위기가 해소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일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꿋꿋이 위기에 대처해 나간다면, 반드시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한미화 기자 jar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