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올 들어 의미 있는 반등 없이 시장상황이 악화되자 여의도 증권가에도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시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증권산업의 특성상 해외변수로 인한 어려움에 이렇다 할 대응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 여기에 최근 정부·당국의 은행권 자구노력 압박 등으로자칫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일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정부의 유동성 지원 등 일련의 대책 발표에는 예외없이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압박에 따라 은행권이 울며겨자먹기식 자구노력을 속속 내놓고 있고, 이어 증권업계는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원 등 증권 유관기관들도 뭔가 내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시장에 따라 증권업계의 실적 또한 크게 악화되고 있고, 이 결과로 일부 증권사들은 지점 축소·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시장불안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사실과 논리보다 소문과 심리에 크게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여의도 증권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생사를 가를 만큼 민감한 시점이다.
지난해 기록적 활황장 이후 위기와 침체가 길어지면서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이에 감정적으로 춤추듯 대응하는 시장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라든가, 재무 악화 등 확인이 되지 않은 각종 설에 골머리를 앓던 중 한 인사는 자신의 발언 한 마디에 그 직위를 내놓아야 했고, 한 대형 증권사 수장은 직접 나서 소문에 대한 해명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신설증권사들의 진출과 각종 제도 변화를 앞둔 경쟁의 격화의 후유증도 겹치는 모습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쟁적으로 리서치 조직을 강화하면서 우수인력 빼가기 경쟁을 벌이던 증권업계가 최근에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섰다.
치솟았던 애널리스트 몸값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시장악화에 따른 적자 확대로 신규 영입 계획은 올스톱이다.
한 신설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리서치 조직 강화와 확대를 말하기는 시점상 적절치 못하다”며 “오히려 위기국면에서는 슬림화가 필요하다는 정서가 깊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구조개편 등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본다”며 “업계가 전반적으로 인원 감축을 포함한 위기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불안심리가 극도로 심화되면서 자칫 구조조정 추진이 혹시 회사 전체의 위기로 오해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