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으로 충격을 입은 국내 금융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FRB는 금리인하라는 예상을 뒤엎고 현수준의 동결조치를 취했다. 즉, 대응에서 금리정책 대신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의 위기국면을 신속하게 탈출하려는 조치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라 월스트리트가 심각한 신뢰의 흠집을 입은 현상황에서 금리인하 조치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에 적절치 않고, 오히려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렇듯 과거 금융위기가 부각될 때마다 신속하고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FRB의 최근 정책대응 방향에 다소 차이점이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나 지난 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닥친 2001년 9·11테러 사태 등 대형악재들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FRB는 이의 진화를 위한 정점에 서 있어야 했다.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에서도 이같은 균형추로서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금리동결 및 구제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형태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1년 경기후퇴기에 당시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모두 13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2003년 6월에는 1%대의 초저금리에서 1년여를 보냈다.
FRB는 신용위기 발발이후 파급효과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나타난 지난해 9월 이후 현재까지 7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2.00%의 금리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FOMC는 최근 잇달아 금리동결을선택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판단을 놓고 시장관계자들은 금리인하로 인플레 압력이 다시 가중되면 실물경기로의 이전도 보다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국면의 근본적인 원인이 장기저금리에 있었다는 측면에서 금리인하가 야기할 도덕적 해이와 보다 큰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의 차단을 택했다는 평가다.
CJ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는 “미국 금융위기는 정책금리 인하보다는 유동성 공급확대 를 통한 금융기관의 유동성과 관련된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절실했을 것”이라며 “리먼과 메릴린치에 이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AIG와 워싱턴뮤추얼의 구제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시스템붕괴의 위기를 차단하는 데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인플레를 자극 또는 인플레 하향 안정을 저해하는 금리 인하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계속된 유동성 경색 문제에 대해 금리인하가 미칠 수 있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점, 정부의 직접 구제가 진행되고 있어, FRB가 인플레 문제에 더 집중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이 동결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주요 금융시장 지표 동향 >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