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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이 사라진 공모주투자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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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8-0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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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공모주를 사는 사람이 있나요?” 한 재테크 동우회 모임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말에 새로운 투자처로 공모주 이야기를 꺼냈다 핀잔만 들었다. 이 회원은 지난해 여름 한 게임업체 IPO에 나섰다가 본전은커녕 오히려 큰 손실을 봤다고 손사래를 쳤다. 공모주를 할 바엔 차라리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쓴웃음도 보이기도 했다.

요즘 공모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애써 공모에 참여해도 대부분 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데다 본전을 찾을 요량으로 들고 있어도 반등은커녕 주가는 더 약세를 보여 그야말로 공모주는 투자자들 사이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실제 한 IPO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신규주 하락률은 평균 -21.2%으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하락율이 9.2%인 것을 감안하면 유독 새내기주들의 하락율이 더 깊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공모주들이 죽을 못쓰는데 지난해 7월 IPO선진화방안 차원에서 단행된 풋백옵션제도의 폐지가 한몫했다. 이 제도는 주가가 공모가의 90% 아래로 떨어지면 주간사가 한달 동안 의무적으로 시장조성을 하는 제도. 가격하락위험에 대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통하던 이 제도가 사라지자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졌고, 시장조성 의무가 없어진 증권사들도 공모가 책정에 있어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그 여파는 지지부진한 청약경쟁률로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기대주로 꼽힌 대형우량주인 LG이노텍도 최근 청약경쟁률 0.66:1로 미달사태를 기록했으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코스닥IPO업체야 말할 것도 없다. IPO 업무에 특화한 대형투자은행으로 성장시킨다는 IPO선진화 방안이 오히려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IPO를 위축시키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IPO선진화 방안은 증권사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점에서 반길 일이다. 일종의 규제로 기업가치의 저평가를 가져온 풋백옵션제도의 폐지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그렇지만 이 방안을 등에 업고 증권사들이 수요예측보고서까지 공개하지 않은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 보고서는 수익, 본질, 자산가치는 물론 경쟁기업에 가치비교도 담겨 투자자들 입장에선 공모가의 적정성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IPO선진화 방안 이후 전자공시에서 이 수요예측보고서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투자자들은 사업보고서, 유가증권신고서에 의존해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정작 중요한 공모가 적정성을 알 수 있는 길은 수요예측보고서의 미공개로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증권사의 자율성을 확대돼야 하나 과거 투자자들의 판단기준역할을 했던 수요예측보고서까지 묶어두는 건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게다가 시장참여자 사이에 정보를 차별없이 공유하자는 공정공정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 수요예측보고서 재공개로 공모가 투자자들이 공모가의 적정성을 따질 수 있는 기회를 되찾길 기대해본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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