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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는 불한당?

김경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6-15 18:46

얼마 전 친구가 답답한 하소연이라며 꺼낸 얘기에 그만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야기의 요지는 남자친구가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 두고 펀드매니저 자격증을 딴다는데, 최근 TV속에 비친 펀드매니저나 증권맨의 모습은 너무 비인간적인 한탕주의 성공지향적 인물이라 적극 말리고 싶다는 것이 골자였다.

최근 펀드매니저는 능력 있는 전문직의 대표 직업군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인기 드라마나 영화에 비친 펀드매니저들의 역할이 판에 박힌 듯 불한당적인 면모만 부각되고 있어 일반인들이 자칫 부정적으로 인식할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폭발적인 SBS인기 드라마 ‘쩐의 전쟁’의 주인공 박신양 씨, 근래 인기리에 종영된 KBS드라마의 ‘미우나 고우나’의 조동혁 씨는 성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나선재 라는 악역으로 출연했다. 국민시트콤으로 전 연령대에 걸쳐 인기를 얻었던 MBC의 ‘거침없이 하이킥’의 정준하 씨는 작전주 등 엉뚱한 대박 신화를 꿈꿨던 전직 증권사 영업직원 역할로 등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방영중인 주말 드라마 MBC ‘달콤한 인생’의 남주인공 정보석씨는 능력있는 펀드매니저지만 현모양처 아내가 있음에도 불륜에 빠져드는 파렴치한 역할로 열연중이다.

이같이 대표적인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 드라마 소재로, 증권산업의 주인공들을 현실과 동떨어진 인간상으로 그려지는 일은 업계에 출입하는 기자로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기게 한다.

실제 하루에 4~5시간밖에 안되는 수면시간에, 고객의 수익률을 위해 밤낮으로 전국 방방 곳곳 알짜 종목을 찾으러 찾아다니는 펀드매니저들은 인간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결코 TV에서 그리는 것처럼 비인간적이고 한탕주의적인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A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하나같이 인기 드라마에서 외곡된 인간상으로 펀드매니저가 조명되다보니, 혹시 드라마가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에 수출돼 현지 기관 투자자들이 보게 될까봐 은근히 걱정된다”고 쓴 웃음을 짓기도 했다.

무엇보다 금융업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산업이고, 특히 고객의 돈을 만지는 펀드매니저나 증권맨, 금융회사에게 이미지는 곧 생명이기 때문.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각되면서 이들의 삶이나 일상을 조명한다는 측면에서 대중매체의 역할은 긍정적이지만, 현실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고려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고객의 수익을 위해 밤낮으로 뛰는 증권맨들의 열정과 그들의 땀은 결코 일반인들이 우려하는 불한당과는 거리가 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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