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인해 개인정보보호가 강화되면서 보험업계가 고객정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이 보험영업에 활용하기 위해 소속 설계사들을 통해 불법으로 고객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개인정보를 확보해 왔다.
또한 이벤트로 개인정보를 확보할 때에는 이용약관 등을 통해 고객의 동의를 얻어왔으며 일부 보험사의 경우에는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객DB의 가격이 인상되는 등 합법적으로 고객정보를 확보하기 힘들어 지자 편·불법 형태로 고객정보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P생보사의 경우 설계사들이 중소기업 등에 찾아가 회사 직원에게 재테크 및 종합재무설계를 평생 무료로 관리·상담해준다며 설문지에 집주소와 전화번호는 물론 주민번호까지 기입하게 하면서 개인정보를 모으고 있다.
또한 보험상담 및 가입을 한 고객에게는 지인 및 가족들의 재무설계를 무료로 해준다며 전화번호와 이름을 요구하고 있다.
K생보사의 경우 아파트단지 등주거밀집지역에 이동식 점포를 운영하며 재무설계를 해준다는 핑계로 고객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S생보사는 대형 할인점에서 경품에 응모하라며 응모지에 개인정보를 기입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설계사들이 재무설계 등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확보한 뒤 이러한 정보가 보험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지 않는 것은 물론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있다.
또한 경품응모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보하면서도 응모자들에게 정보 활용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고객정보를 보험영업이나 다이렉트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사전 동의가 필수적이다.
즉 이러한 형태로 고객정보를 확보해 보험영업에 활용하는 것은 불법인 것이다.
이에 대해 P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들이 자신들의 영업활동을 위해 설문지 등을 통해 고객정보를 입수하는 것”이라며 “보험사차원에서 고객정보를 입수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자체적으로 재무설계 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본사에서 관리하며 재무설계에 프로그램에 입력한 고객정보는 그대로 DB로 남아 TM영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매월 인터넷을 통해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지만 월드컵, 올림픽 등과 연계한 특별한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참여도가 적어 합법적으로 고객정보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보니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