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톡옵션 폐지가 대세?
이번 은행들의 주총에서는 우선 스톡옵션 부여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주총을 여는 국민은행은 지난해 이미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제를 폐지하고 스톡그랜트 제도의 일종인 ‘성과연동주식제도’를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총에서 향후 3년간 총 14만주 한도내의 성과연동주식제도 운영안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대신에 국민은행은 올해 이사보수 한도를 80억원으로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과도한 수혜규모, 성과와의 연계성 파악 곤란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논란이 지속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다”며 “성과연동주식제도는 임원의 임기중 성과 결과에 따라 주식을 지급하게 되는데, 스톡옵션의 부정적인 면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과연동주식은 주총에서 위임 받은 80억원 이사보수 한도 범위내에서 운영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스톡옵션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는 19일 주총을 열어 임직원 스톡옵션을 지난해 60% 수준으로 줄이고, 사외이사와 감사에게는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할 예정이다. 대신에 사외이사 12명을 포함한 이사진 15명에게 주는 보수한도를 지난해 50억원에서 올해 90억원으로 늘렸다.
28일 주총을 갖는 우리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도 스톡옵션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여파 등을 감안해 이를 철회했고, 하나금융은 12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와 감사에 대해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외환은행은 또 노찬 집행부행장 등 18명의 임원들에게 51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주총에서 스톡옵션 부여가 결정되면 노찬 집행부행장은 9만주, 전중규 상무는 6만주, 장찬웅, 박재홍 상무는 각각 4만주씩, 그외 영업본부장 14명은 2만주씩 스톡옵션을 받게 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2년전 임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은 주가하락 등으로 거의 실효가 없어진 상태다”라며 “이에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번에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스톡옵션 이외에 다른 보상방법을 검토했지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성과연동형 스톡옵션 형태를 개선하기 위해 성과 측정의 정밀성을 높이고 주식 보상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식 관련 보상 방식 비중을 확대해 스톡옵션의 단점을 보완하고 명확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사외이사에 대한 성과보상은 스톡그랜트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 주총, 주요이슈는
이번 은행들의 주총에서는 스톡옵션 외에 이사 선임 및 조직개편, M&A 등도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총에서 맥킨지 재무관리그룹 부행장과 최인규 전략그룹 부행장 등을 등기이사로 선임한다.
특히 국민은행은 주총에서 발행주식의 20% 이내에서 전환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향후 인수합병(M&A)을 위해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주총에서 조직개편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은 그룹을 기능별로 묶어 각 부문 총괄 부회장을 두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도 금감원 부원장 출신인 강병호 한양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문제 등이 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가 삼성그룹 비자금 불법 조성 의혹과 관련해 주총에 참석해 의혹과 관련된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주총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스톡옵션 부여 현황〉
(자료 : 전국은행연합회, 2007년 3분기 각 은행 경영공시)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