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W 시장은 단기간 새로운 대안 투자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시장규모도 급성장했다는 평가지만 콜 ELW와 풋 ELW의 불균형에 따른 편중된 시장구도 등 보완돼야 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 시장규모 급성장 = ELW란 Equity Linked Warrant로 주식 혹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정해진 행사가격으로 기초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권리다.
아직까지 상장종목 수에서는 선진시장에 비해 뒤지지만 현재 국내 ELW 시장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세계 4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5년 12월 개장 당시 일평균 210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2년만에 10배 규모로 성장, 11월말 기준 22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일평균 1360만주였던 거래량 또한 급격히 늘어 4억2000만주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상장증권 수도 1900개에 육박한다.
ELW를 발행하고 있는 증권사도 맥쿼리 증권 등 13개사가 활발하고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발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래프 참조〉
워런트의 가격이 대상자산 주가에 비해 작은 금액이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대형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수요에도 부합했다. 행사가격이 미리 정해져 사고 팔 수 있는 옵션구조를 갖추고 있어 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할 수 있다.
즉 같은 금액이라도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주식을 매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별도의 선물계좌 없이 일반 증권계좌로 거래가 가능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높다. 유가증권 거래시 내는 거래세도 면제되고, 발행가격도 주당 1000원선이어서 적은 돈으로도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코스피200 지수와 코스피100 지수를 구성하는 개별종목 등 총 100여개의 기초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라인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과 레버리지 효과는 ‘양날의 칼’이다.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대한 예측이 틀릴 경우 투자한 금액을 모조리 날릴 수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W가 도입 초기 편리함과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린 경향이 있다”며 “아직도 국내 ELW의 투자자보유량은 아직 상장 ELW의 10%에 불과한 초단기 트레이더들이 위주”라고 말했다.
◆ 분산투자 차원 접근해야 = 또 ELW 시장은 유동성이 적어서 매매가 잘 안될 때도 종종 있다. 변동성이 크고 만기 한 달전에 유동성공급자(Liquidity Provider)가 빠지기 때문에 가격 왜곡 가능성도 존재한다.
ELW의 만기 1개월전 유동성 공급이 중지돼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ELW가 단기 투자수단으로의 인식이 확산됐다.
유동성 공급자(LP)는 거래량 부족으로 시세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무적으로 매수, 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시장 조성자다. 개장 당시부터 LP제도를 도입해 주식 및 개별옵션과 달리 원활하게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만약 콜 ELW에 대한 투자에 나설 경우 유동성 공급자에게 매입한 이후 기초자산인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유동성 공급자는 이익을 얻는다.
또한 기초자산의 범위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KOSPI 200지수와 KOSPI 100 구성종목, 이를 바탕으로 한 주식 바스켓에 대해서 ELW를 발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초 자산 발행 범위를 확대해 주요 코스닥 주식과 닛케이 225 등 해외 지수를 포함한 기초자산에 대한 ELW 발행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ELW의 매출이 완료돼 재고물량이 소진되면 시장참여자들의 투자·매매 위험 및 시장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가발행(further issue)이 가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자는 “ELW의 경우 변동성에 대한 개념을 잡기 어렵다”며 “ELW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ELW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몇몇 문제점들도 노출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에 대한 해결이 진행된다면 보다 활발한 거래와 시장규모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업계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LP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조만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윤혜경 과장은 “투자자들이 ELW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투자목적과 리스크에 대한 검토를 전제로 기초자산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통해 상품을 선택, 분산투자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