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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생.손보협회장이 업계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지만 업계 CEO들이 호소문 발표에 대거 동참, 반대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세다.
이상용 손보협회장은 권오규 경제부총리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방카슈랑스 제도는 당초 소비자, 보험사, 은행 모두에 이익이 되는 ‘트리플-윈’을 목표로 도입됐지만 지금은 오로지 은행 일방만을 위한 제도로 변질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카슈랑스 확대는 금융산업간 불균형 심화, 보험소비자의 피해 증대, 보험 모집조직의 와해 등 많은 부작용으로 보험산업 전체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며 4단계 방카슈랑스를 백지화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또 “국내 은행들은 세계 초일류 은행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국내 타 금융업권의 영역으로 업무를 넓혀 수수료 수익 확대만을 고려하는 ‘정중지와’(井中之蛙.우물안 개구리)식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은행권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보험업계는 다음달 2일 여의도에서 보험판매 조직이 대거 참석하는 집회를 열어 방카슈랑스 철회를 재차 요구할 계획이다.
은행권도 최근 보험업계의 방카슈랑스 철회 요구에 대해 대응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은행연합회는 이날 오전 생·손보사 사장단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장성보험 및 자동차보험의 방카슈랑스 확대시행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호소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보험업계가 방카슈랑스 제도를 근거 없이 폄하하고 은행산업의 위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제도가 당초의 도입취지를 상실한 채 오로지 은행 일방만을 위한 제도로 변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양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보험료 인하 효과, 보험시장 확대, 수수료 수입 증대를 통한 보험 소비자와 보험사 그리고 은행 모두가 가시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합회는 또 "보험업계는 이번 호소문을 통해 은행권이 금융산업의 절대 강자 위치에 있다고 비판함으로써 보험업계의 상대적인 위축을 지적하고 있다"며 "또 현재 국내 보험산업은 수입보험료 기준 세계 7위, 1인당 보험료 기준 세계 17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산업이라고 밝힘으로써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자산기준 순위가 세계 70위권에 머물고 있는 우리 은행권의 상대적 위상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이어 "방카슈랑스 제4단계의 시행여부는 보험상품을 은행창구에서 더 파느냐 마느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정책에 대한 대외 신뢰성의 확보뿐만 아니라, 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부 및 관련 기관들이 방카슈랑스 제4단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안하고 차질없이 시행함으로써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