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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부실이 금융위기 부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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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9-17 00:26

이재웅 명예교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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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러나라가 금융위기를 맞은 지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시아 등이 금융위기를 맞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많았다. 이에 따르는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 대책도 적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선진국 경제전문가들은 대부분 금융위기를 수습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유연한 환율제도를 채택하라고 권고 했다. 자유변동환율만이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시장을 개방하고 경쟁적인 금융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아시아의 연고주의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를 시정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은 이러한 서구경제학자들의 처방을 따르기보다 저평가된 환율을 유지하고 수출주도의 성장을 통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쌓았다. 충분한 외환보유고의 축적이 금융위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진국 고수(guru)들의 훈수를 따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 급락했던 환율은 강세로 돌아섰고, 붕괴되던 금융시장은 안정을 회복했다. 채무불이행의 위기에 몰렸던 금융기관과 기업은 구조조정을 통해서 다시 일어났다. 침체에 빠졌던 경제도 대체로 회복되었다. 이제 아시아 신흥경제국은 대부분 채권국이 되었다. 게다가 엄청난 외환보유고를 쌓고 있다.

최근에 세계자본시장을 불안에 몰아넣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부실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무엇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90년대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0년대 초반에 닷컴위기의 원인은 모두 과잉 유동성 때문이었다.

최근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과잉 유동성으로 투자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금융상품에 무분별하게 투자했다. 투자은행들은 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및 채권을 기초로 개발한 복잡하고 다양한 파생상품을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위축되고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 우려가 나타나자 지리적 경계가 무너진 글로벌 경제에서 금융불안은 세계 각국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지구상 어느 한곳의 위기는 전세계의 위기로 번진다.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책당국이 과다한 유동성을 공급해서 우량자산 뿐 아니라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시장에까지 자금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을 확대했다.

대출받는 사람의 상환능력은 따지지 않고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했다. 2003년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위기 때에도 양상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들은 여러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한 묶음에 묶었다가 다시 쪼개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투자자들은 묶음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오직 높은 이자율에 만족했다. 신용도가 낮은 개인도 값싼 이자의 주택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감독당국의 부적절한 금융감독은 항상 위기를 키운다.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이 개발해서 세계로 수출하는 복잡한 금융상품에 투자한 외국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다면 이것은 미국 금융당국의 감독이 적절치 못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 금융상품에 대한 감독을 미국에만 맡기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은 세계적인 공조와 투명성 제고를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도 외국자본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외국투자자들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무디스, S&P 등 미국의 신용평가기관들조차 미국 투자은행들이 만들어낸 신상품과 금융기관들에게 우량등급을 줌으로써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특히 감독당국과 투자자들이 크게 의존하는 신용평가기관들이 아시아 금융위기 때에도 그랬듯이 위기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신용등급을 메겨서 사태를 악화시킨다. 외국투자자들은 미국 은행들이 왜 상환능력도 없는 차입자들에게 주택담보 대출을 무분별하게 확대했는지 묻고 있다. 오늘날 선진금융시장의 중심에는 혁신적이며 창의적인 거대금융기관들이 복잡한 신상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이들 금융기관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모니터링 해야 하지만 과연 그럴 능력이 있는가. 글로벌 경제에서 온갖 헤지펀드, 투자펀드 및 LBO(Leverage Buy Out)가 난무하는 금융시장에서 금융감독의 국제공조와 투명성 제고가 요구되고 세계적으로 규제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에 세계자본시장을 흔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어느 나라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를 운용하고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금융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의 선진자본시장에서도 금융위기는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금융위기는 정책당국의 과잉 유동성 공급과 부실한 금융감독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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