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실적 `속빈 강정`

전업계 카드사들의 상반기 경영실적이 외형상 개선됐지만 실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을 통해 이익이 늘어난 것보다 상각채권 매각이나 법인세 효과 등 회계 장부상 이익이 늘어나 착시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형 선발카드사인 삼성카드는 상반기에 3,8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80억원에 비해 202.3%나 급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익을 가늠하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이하 충전이익)은 3,1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5%나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상반기에 상각채권을 매각해 1,440억원을, 올해 상반기 상장에 따라 후순위전환사채(CB)의 지급이자율이 낮아진 데 따른 회계장부상 이익으로 1,770억원을 계상했다.

LG카드도 사정은 마찬가지. 상반기에 1조2,010억원의 순익을 올려 작년동기 대비 87.4% 증가율을 기록한 LG카드의 충전이익은 6,4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증가에 그쳤다. 순이익이 충전이익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최근까지 적자회사로서 법인세 5,000억원 가량을 면제받은 것이 장부상에 반영된 것이다.
현대카드도 올 상반기에 1,350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여 증가율이 75.3%에 달했지만 충전이익 증가율은 4.8%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신한카드ㆍ롯데카드ㆍ비씨카드 등은 충전이익 증가율이 순익 증가율을 앞섰다. 신한카드의 경우 조흥카드와 합병 문제가 불규칙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롯데카드는 법인세를 얼마 전부터 납부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카드업계의 매출은 늘어나도 순익은 제자리 걸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순수하게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을 늘리려면 확장경영보다는 내실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