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과 업계는 자통법 이후 증권업계의 대형화를 위해 효과적인 M&A 촉진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에 대해 이후 발생할 수도 있는 적대적 M&A에 대비해 우호지분을 늘리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13일 오후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서 대신증권은 보통주 100만주(발행주식의 1.97%)를 취득키로 결의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신우리사주조합(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에 자사주 매각 및 무상출연할 주식을 사전 확보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의 지분을 늘려 우호지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자사주 취득기간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로 취득 예정금액은 322억5000만원이며 유가증권시장을 통한 장내매수현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우리사주조합은 기업과 종업원이 함께 출연해 자사주에 투자한 뒤 얻은 이익을 분배하는 구조로 근로자의 자사주 취득을 통해 재산형성을 지원하고 경영성과 향상을 촉진한다.
신우리사주조합 제도는 근로자 복지기본법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도입돼 법인 출연금에 대해서 전액 손비가 인정되고, 직원이 취득한 주식을 장기간 보유할 경우 소득세 등 여러 가지 세제혜택이 부여된다.
과거 대신증권은 지난 2005년 9월과 올해 2월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던 바 있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 그동안 M&A(인수·합병) 이슈에 종종 거론돼 왔다.
현재 대신증권은 양홍석씨 외 특수관계인 6인의 지분율이 4.36%이며 자사주 지분율은 1.25%에 그친다. 이에 따라 이번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 하게 되면 지분율을 3.22%로 높아지게 돼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선호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신증권의 자사주 매입의 주요 목적은 신우리사주조합에의 자사주 매각 및 무상출연 목적의 주식 사전확보 차원과 주주가치 제고”라며 “과거 대신증권의 자사주 매입이 단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매입은 현재의 높은 주가변동성하에서 단기적인 주가 안정화 정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특히 대신증권 대주주 지분율이 대형증권사 중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을 상승을 통한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가상승 모멘텀으로의 자사주 매입효과는 제한적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대신증권의 자사주 매입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과 자사주 매입의 경우 소극적인 매매행태로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신증권의 경우 신우리사주조합을 위한 매입이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할 요인은 더욱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같은 날 한화석유화학은 계열회사인 한화증권 지분 187만2199주(5.01%)를 이날 장내 매입을 통해 370억6954만원에 취득했다.
이에 따라 한화증권의 최대 주주는 한화리조트 외 5인에서 한화석유화학 외 4인으로 변경됐다. 한화석유화학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지분율은 기존 6.95%에서 11.96%로 상승, 한화리조트 지분율(7.66%)을 앞섰다. 한화증권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28.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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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지분매각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대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