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펀드 수탁고는 262조7169억원(PEF 1조768억원 포함)으로 지난 1999년 7월22일 262조5660억원 이후 8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형펀드 수탁고도 72조6483억원으로 전날보다 6500억원 늘었다.
◆ 외형 뿐 아니라 질적 성장 = 펀드 수탁고는 1999년 7월 대우채 사태 이후 급격히 감소해 한 달만에 절반 수준인 137조57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또 2003년에는 SK글로벌 분식회계 및 LG카드채 사건 파장으로 펀드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았었다.
그러나 2000년 7월 채권시가평가제 도입, 2004년 4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등으로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아울러 다양한 펀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적립식 펀드의 대중화로 펀드시장은 △2004년말 187조원 △2005년말 204조원 △2006년말 234조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같은 펀드시장의 확대는 외형 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간접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적립식 펀드의 대중화로 투자기간의 장기화가 뒷받침돼 질적인 발전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주식형펀드가 전체 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에는 2.95%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12.81%, 지난해 말 19.82%, 27.65%로 급증추세에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루평균 5000억원씩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2004년에 비해서도 6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국내 가계금융자산 중에서 현금·예금 비중은 2004년말 55.9%였으나 지난해 9월말 46.2%로 낮아졌다. 이중 주식비중은 7.6%에서 19.1%로 크게 늘었다. 주식이나 펀드가 주요 가계투자자산의 하나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
적립식펀드의 계좌는 지난 5월말 908만개를 기록했고, 1000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투자가 과거 투자자들의 지식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양적인 성장을 보였다면 향후 양과 질적인 성장이 병행될 것”이라면서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펀드 시장이 혼합형·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와 파생상품·부동산특별자산 펀드 등과 같은 대안투자펀드(Alternative Investment Fund)등 투자대상의 다양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 시장 급락해도 굳건 =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펀드 시장은 향후 판매채널의 확대 및 퇴직연금제도의 확산 등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며,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통합법은 이를 위한 튼튼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펀드는 노후설계수단이라는 생각을 갖고 각자의 투자목적과 성향에 따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시장이 최근 2영업일간 120포인트 이상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판매창구에는 환매 문의보다 추가 주식 매입이나 펀드 가입 문의가 줄을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조그만 사안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웠던 점을 고려해보면 펀드시장 확대는 시장 안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는 판단하에 조정국면을 기다려왔던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펀드를 중심으로 한 간접투자의 확산은 든든한 증시수급에도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가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펀드 분할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환매문의는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98년말 이후 전체 및 유형별 펀드 설정잔액 추이>
(단위 : 십억원)
* 2000년6월부터 주식형과 혼합형을 구분하여 집계 시작
** 2003년말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따라 파생상품, 부동산, 실물 등 투자대상 확대
*** 2007.7.3.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 국회 본회의 통과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