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의견 상충과 ‘합리적 의사소통 툴’ 필수
펀드대중화 물꼬가 트이면서 최근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운용사와 합작을 통한 국내시장 진출이 부쩍 증가했지만, 일부 운용사의 경우 합작 이후 내부 갈등도 고조되고 있어 이에 따른 개선안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단독으로 진출했거나 영업중인 외국계 합작운용사는 우리CS, 농협CA, 기은SG, 신한BNP파리바투신 등 20여개에 이른다. 〈표 참조〉
당초 외국계 운용사와 국내운용사의 합작은 국내운용사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검증받은 다양한 펀드 상품을 소개하고 벤치마킹한다는 측면에서, 외국계 입장에서는 국내 판매채널망의 안정적인 구축을 위해 시너지를 높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대가 컸다.
업계에서도 그동안 주식과 채권운용에만 집중되어 온 기존 상품영역을 해외에서 검증받은 다양한 해외 투자 펀드나 섹터 펀드, 파생상품 펀드 등 선진화된 금융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외부적인 성공 평가와 달리, 내부적으로도 장기적인 합작 성공승패를 가늠 짓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현지경영화 전략’ 과 상호 합리적인 의사결정 단계도 꾸준히 병행되어야 된 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한투신운용의 지분 51%를 매각하는 UBS의 경우 대한투신운용 노조측과의 불협화음으로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대한투신운용 김경수 노조위원장은 “UBS가 지난 5월 지분 합작 이후 체결한 고용안정과 현지화 경영, 근로조건 개선, 노조참여 보장 등 4개항에 합의했었다”며 “그러나 최근 대투운용을 매각하면서 위에 열거한 합의사항을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며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박탈하려 한다”며 투쟁에 나선 상태다.
이 밖에도 외국계와 합작한 여타 운용사의 경우, 한 지붕안에 두 가족이 생활하다보니 커뮤니케이션이나 상호간 의사소통에 대한 이해 관련문제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외국자산운용사와 합작영업중인 A자산운용사 대표는 “대부분의 외국자산운용사들이 국내현지의 상황을 배려 해주고 있지만 솔직히 컨센서스를 투명히 해서 상호간 의견이 100%일치하기는 어렵다”며 “또 초기보다 다소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업계에 영어가능 국내인력 부족으로 내부적으로 회의나 보고서 제출시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일부 합작운용사들의 내부 진통과 관련, 우려 섞인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운용사는 다른 산업체와 달리 고객의 자금을 운용하는 수익산업이다 보니, 하루 한 시도 고객의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업계간 동향과 업무에 손을 놓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내부적으로 인사이동 등의 내홍을 겪다보면, 자연히 업무에도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여파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운용사 합작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쌍방간의 상호의견 상충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툴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진출 외국계 운용사 지분현황>
(단위 : 십억원, %)
(기준일:2007.5.31)
(자료:자산운용협회)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