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영업네트웍에서 벌어 들인 순익이 크게 늘어나는가 하면 외국계은행으로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현지의 기반을 확고히 닦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들 열매는 현지공략 전략을 바꾸거나 과감한 투자결정이 적중한 덕분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캐나다 한국외환은행은 지난 회계년도 결산 결과 무려 850만달러의 순익과 5억8000만달러의 자산규모를 이뤄 순익 기준으로 캐나다에 진출한 23개 외국은행 가운데 상위 10개사에 포함됐고 아시아 은행중에서는 당당 둘째로 올라섰다.
현재 캐나다에는 중국은행, 동아시아은행, 스미토모미츠이은행, 미즈호은행 등 아시아에서도 내로라는 은행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캐나다 한국외환은행은 토론토와 뱅쿠버 등지에 모두 7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캐나다 한국외환은행이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기업금융위주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소매금융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이민자를 목표 고객으로 삼고 한국인이 많은 지역인 토론토와 밴쿠버에 지점을 집중배치한 채 영업력 극대화를 꾀했다. 고객들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현지 한국인을 지점 직원으로 앞세우는 전술도 병행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려고 외환은행의 신용분석력을 발판 삼아 서브프라임대출에 뛰어들었던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점을 최적·최소사이즈로 운영해 저비용운영구조를 정착하고 ATM과 인터넷뱅킹비중을 늘려 비용도 아꼈다. IT센터는 한국과 뉴욕인프라에 아웃소싱을 했다.
신한은행의 베트남진출은행인 신한비나은행도 베트남 4대 외국계은행 반열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 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1억9200만달러에 순익은 470만 달러를 남겼다.
또 베트남중앙은행으로부터 ‘A’등급을 받기도 했다.
신한비나은행의 전신은 1992년 제일은행과 대우가 조인트벤처로 설립한 ‘제일비나은행’이다. 나중에 조흥은행이 인수했다가 옛 신한과 통합하면서 새 출발했다.
신한비나은행의 성공기는 숱한 난관의 극복기다. 현지 노동자들의 서비스정신은 턱 없이 부족했고 이직률도 심했다. 또 ‘싱글렌딩리미트’라는 규정 때문에 사업규모에도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직원을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교육을 시행했고 경쟁에 따른 보상, 본사에서 이뤄지는 훈련을 강화하며 동기를 부여하니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은행 관계자는 전한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이 타전해 준 희소식은 글로벌 비즈니스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는 살아 있는 교과서인 셈이다.
한 두해 전 해외 은행 M&A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철회한 바 있다는 대형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그 새 벌써 신흥시장의 주요 은행들이 외국자본들의 투자를 속속 받아들이고 있어 M&A나 지분투자를 꾀하려는 국내 은행들이 진출 영역을 넓히거나 속도 높이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실제로 중국 10대은행 가운데 ABC와 CMB를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골드만삭스, HBSC, 시티그룹, ADB, BOA 등 외국자본이 모두 투자한 상태다.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로 상위 10대은행 가운데 BNI만 외국자본의 투자를 받지 않았다.
게다가 외국자본과의 제휴는 국내은행들의 해외진출전략의 폭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인수가 나은지 직접 진출을 통한 자체성장 이 나은지는 두부 자르듯 금방 답이 나올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맥킨지가 분석한 국내은행들의 해외전략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인수를 통해 해외시장을 확대하려 하고, 국민, 우리, 산업은행은 현지지점확대라고 분석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주요 은행 해외네트웍 규모>
(단위 : 백만달러)
(자료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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