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설계사 수당체계로 분할지급 방식을 채택해왔다. 회사별, 보험상품별, 납입방식별, 납입기간별로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보험계약 체결이후 3~4년 동안 수당을 월별로 분할 지급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부 설계사 조직에 계약체결 후 1회차에 전체 수당의 30~70%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를 분할지급하는 선지급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전문설계사 조직육성을 위한 스카우트 열풍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선지급 방식의 경우 설계사 수입의 안정화 정책에 역행된다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 설계사 ‘수당 선지급’ 국내사에 확산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설계사 수당체계가 변화하고 있다.
1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에서 운영중인 설계사 수당 선지급제도를 국내 생보사들이 도입해 특정 영업조직 및 전 조직에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ING생명은 얼마전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설계사에게 전체 보험수당의 70%를 계약체결 이후 첫달에 지급하는 수당 선지급 방식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남성전문 설계사 조직 양성에 국내 생보사들이 관심을 기울이면서 선지급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전문설계사 조직인 LT(라이프테크)조직의 육성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50%의 수당을 선지급하고 있으며, 금호생명도 지난해 육성키로 한 마에스트 조직에 60%의 수당을 먼저 지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메트라이프생명이 수당의 30%를, 대한생명이 KLD조직에 70%를, 미래에셋생명이 50%, 동부생명이 40%의 수당을 미리 설계사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 선지급 방식, 스카우트 열풍의 부산물(?)
설계사 수당 선지급 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각사의 전문인력 스카우트 전략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생보사들의 남성전문 설계사 조직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생보사들은 전문조직 양성에 앞다투어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들 조직원들을 새로 육성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외국계 생보 설계사들의 영입이 용이했고, 그 결과 수당 선지급이라는 체제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금호생명 등은 현재 전문설계사 조직으로 육성중인 LT사업부와 마에스트 조직에만 수당 선지급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한 외국계 생보 소속 설계사는 “최근들어 국내사들의 스카우트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이때 내놓는 카드 중 하나가 바로 선지급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내 생보사 지점장도 “수당체계는 스카우트에 기본으로, 외국계 생보 설계사들을 스카우트 하기 위해선 그들과 마찬가지로 선지급 방식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시대역행 정책에 부작용 우려
수당 선지급 방식을 바로 보는 설계사들간의 찬반이 갈리고 있다. 선지급을 옹호하는 쪽은 인력수급면에서 그 효과가 탁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측에서는 선지급 방식은 설계사들의 수입 안정성 정책에 역행한다고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생보 설계사는 “선지급이나 사후지급방식 모두 전체 수당은 같지만 선지급 비율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실적에 따라 월별 수입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또한 계약 해약시 선지급 받은 수당에서 사업비를 제외한 만큼 환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설계사는 “일부 생보사의 경우 리쿠리팅 과정에서 직업의 비전이나 성격을 설명하기보다는 선지급된 월급명세서를 먼저 보여주고 있다”며 “결국 수입적 측면만 바라보고 이직한 경우 한탕주의를 노리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에 한 외국계 생보사에선 설계사가 고액의 선지급 수당을 위헤 대납을 했으나 이후 보험계약이 해지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일이 설계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회자되고 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