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정례회의를 열어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콜금리는 지난 8월 연 4.50%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6개월째 동결됐다.
이번 콜금리 동결은 물가와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경기가 다소 위축된데 따라 경기 회복에 주안점을 둬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은 “소비회복세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며 “제조업의 생산활동이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1월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기비 1.0%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부동산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통위 개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물가나 경기, 금융시장 등에서 어느 한쪽에 크게 중점을 두기보다는 균형잡힌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밝혀, 앞으로는 부동산시장 뿐만 아니라 경기 동향·은행의 대출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뜻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의 외환 보유액 일부를 해외IB(투자은행)를 통해 선진국 우량주식에 운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 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수익률을 높인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 단계에서는 투자 규모를 얼마로 할지 등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지만 주식을 운용자산에 편입하더라도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외환 보유액이 1월말 현재 2402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불어난 상황에서 한은의 외환 보유액 운용전략을 주식투자까지 포함해 수익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최근 메릴린치·씨티은행·얼라이언스캐피털·슈로더 등 30여개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주식으로 운용하는 방안에 관해 사업제안 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이같은 방침은 외환 보유액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주식투자에 따른 리스크도 감수할 수밖에 없어 시행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