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업네트웍을 통틀어도 모두 15개 밖에 되지 않는 한 외은지점이 틈새공략을 위해 선택한 공세가 보기 좋게 큰 성과를 낼 것이냐에 대해서는 국내은행에선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주요 대형은행들은 추가로 원가를 줄여서 이익 늘리기를 꾀할 여지가 적다는 입장 속에 고부가가치 영업으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어서다.
4일 시중 A은행 임원은 “급여통장 경쟁도 그랬지만 CMA가 낫다느니 MMDA가 낫다느니 태격태격했던 경쟁이 대형은행 경영에 무슨 변수가 될 만큼 임팩트를 준 적이 없었던 것처럼 HSBC측의 이번 시도가 큰 변화를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색다른 상품 또는 서비스 하나 보다는 어떤 은행이 고객들에게 얼마나 잘 먹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냐에 따라 시장지배력의 굴곡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고도의 수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은행 관계자들은 무점포 온라인뱅킹 전용상품의 돌풍이 불더라도 어디까지나 틈새공략형 상품에 그칠 것으로 간주하고 추이를 지켜 본다는 입장들이다.
대신에 CRM고도화를 비롯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신개념 채널을 활용한다는 게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 B은행 임원은 “우리 나라 고객들의 니즈 분석에 돈과 발품을 들이려는 것이나 상품 상담역량을 높이고 좋은 상품을 제조 또는 유통하려고 하는 것은 마치 제조업이 소품종 대량생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했던 것보다 더욱 획기적 변화를 일으키고, 주도하려는 경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주요 은행들은 고부가가치 영업이 가능한 곳을 나름대로 선정해 업권별 장벽이 잔존하는 속에서도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상품세일즈와 융합 서비스를 시도해왔다.
여기다 일부 은행들은 최근 비금융 컨텐츠나 서비스와 연결되는 금융복합점포를 추구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C은행 한 관계자는 “중상층 이상 고객들에게 열화와 같은 각광을 받는 비즈니스모델을 누가 먼저 구축해 정교화 고도화 하느냐 경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비슷해 보이는 설렁탕집이라도 흥하는 집이 따로인 것처럼 복합금융점포 건 문화컨텐츠융합점포이건 간에 핵심경쟁력을 갖춘 곳은 고객들이 먼저 알아볼 것이기 때문에 승부가 어디로 기울 것인지 역시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