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내의 PC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윈도 XP가 원하든 원치 않던 간에 윈도우 비스타로 전환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윈도 비스타 특수를 노린 PC 제조기업들의 기대치는 외부의 시각에 비해 예상외로 낮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PC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을 것이 확실하지만, 바로 앞으로 다가온 겨울방학 특수에는 오히려 PC판매의 걸림돌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 고객의 PC 구매 시기 지연
겨울방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는 12월, 1월은 PC 시장에서는 최대의 판매 수치를 기록하는 성수기로, 한 해 전체 PC 판매 비중의 35%의 물량이 판매되는 시기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모든 PC 제조업체들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진행 중에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PC 구매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진행되는 PC 제조기업의 대표적인 프로모션은 동일하다.
지금 PC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윈도우 비스타 출시 후, 구매한 사양에 맞춰 윈도우 비스타로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또한 업그레이드 방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PC를 구매한 고객이 윈도 비스타로의 업그레이드를 원할 경우, 해당 고객에게 우편으로 정품 DVD를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PC 셋업에 능숙하지 못한 고객의 경우 이러한 업그레이드 방식을 꺼리는 양상이다.
◇ 운영체제 공급도 문제
PC 제조업체들도 이러한 업그레이드 방식이 번거롭기는 마찬가지다. 윈도 비스타 운영체제는 한국MS가 무상으로 지원해 준다고 해도 실제로 DVD 제작과 발송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은 PC제조업체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운영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역시 고객에게는 윈도 비스타를 선택해야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윈도XP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까지 2년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 만큼, 윈도 비스타 역시도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안정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더욱이 윈도우 비스타 운영체제를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1기가 이상의 메모리를 사용해야 한다.
이미 상당부분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데스크톱에서의 윈도 비스타 운영체제 활용은 무리가 없다. 그러나 노트북 시장의 경우 사정이 크게 다르다. 특히 윈도 비스타의 경우 22인치 모니터에서 최적의 그래픽 환경을 지원하기 때문에,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서브 노트북에서도 원활한 성능을 지원 받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한국HP PC사업팀 담당자는 “현재 모든 노트북 제품군에 대한 테스트를 마친 상태이며, 서브 노트북 역시 Core Duo 프로세서를 탐재한 모델을 갖추고 있어 하드웨어의 성능에 대한 문제점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테스트 기간 동안에는 다이렉트X 같은 부분을 웹 환경에 최적화 시키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비스타 출시가 PC시장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인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 2개의 정품 OS를 확보할 기회
윈도 비스타에 대한 외부의 우려에 대해서 PC 제조업체들은 걱정할 것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PC를 공급함에 있어 현재도 무리 없이 사용하고 있는 윈도 XP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비스타를 신뢰하지 못하는 고객에게까지 윈도우 비스타를 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을 통한 윈도 비스타 무상 공급은 2개의 정품 OS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 일단 윈도 비스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도 기존의 XP를 사용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에, 비스타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시점에 비스타를 사용하면 그만이라는 주장이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